3대째 인삼농사 … 늘 새로운 재배기술 연구//감천면 천향1리 김규원(농촌지도자) 농업기술명장
3대째 인삼농사 … 늘 새로운 재배기술 연구//감천면 천향1리 김규원(농촌지도자) 농업기술명장
  • 전동재
  • 승인 2022.08.04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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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중 산삼에 게르마늄 성분 가장 많아
약제화 등 판매 방법 다변화 필요
제 인삼 먹고 건강해졌다면 기분 좋아
▲김규원 씨는 요즘 인삼을 직파했을 때도 수율이 감소하지 않는 재배 기술 연구를 하고 있다.
▲김규원 씨는 요즘 인삼을 직파했을 때도 수율이 감소하지 않는 재배 기술 연구를 하고 있다.

"도전과 모험이 없으면 새로운 게 나올 수가 없습니다."

2022년 농촌지도자 농업기술명장에 선정된 김규원 씨는 조부 때부터 3대가 인삼농사를 지어온 베테랑이지만 늘 새로운 방법을 찾아 시도해왔다.

"식물 중에서 사람이 손을 대지 않은 자연 상태에서 게르마늄 성분이 가장 많은 것이 산삼이라고 합니다. 게르마늄 성분이 피를 맑게 한다고 합니다. 문헌에서 그걸 보고 내가 재배하는 인삼도 게르마늄 성분이 많이 나오도록 해보자며 시작한 게 2005년입니다."

김규원 씨는 게르마늄 이온수와 물을 희석해 살포했지만, 그해 1억 원 이상 나오는 인삼밭에서 2천만 원만 수확하는 실패를 했다.

"그 후로도 계속했습니다. 집에 식구가 자꾸 실험하니 한 번만 더 그런 거 하면 이혼하겠다고 했는데 몰래 속이며 했습니다."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규원 씨는 카이스트에 성분분석을 의뢰해가며 계속해서 노력했다.

"게르마늄 이온수를 살포해서 수확한 걸 분석해보니 몇 번을 살포했느냐에 따라 게르마늄 성분이 계단처럼 착착 올라가더군요. 게르마늄 함량이 높은 삼은 일반 삼보다 조직이 치밀하고 단단합니다. 썰어보면 달라요. 또 홍삼을 만들 때 다른 삼보다 수율이 높고 자연 상태로 두어도 차이가 납니다. 일반 삼은 20일 정도 지나면 잔뿌리에서 곰팡이가 피고 썩기 시작하는데 이건 2개월까지도 갑니다."

긴 시간의 노력이 이제야 결실이 맺어 가는데 김규원 씨는 또 다른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인삼이 씨를 직접 넣어서 재배하는 직파재배가 있고 1년 묘를 심어서 하는 이식재배가 있습니다. 직파재배와 이식재배를 홍삼으로 가공해보면 직파가 이식의 3분의 2정도 밖에 안 나옵니다. 하지만 이식재배는 인건비가 배로 듭니다. 그래서 직파재배도 이식재배랑 똑같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김규원 씨는 이런 새로운 시도와 노력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지만 성공하면 돈으로 살 수 없는 쾌감이 있다고 말한다.

"중국에서 높은 연봉에 가족이 거주할 집, 연구할 땅 등 아주 좋은 조건을 제시한 적이 있습니다. 중국 삼은 조직이 치밀하지 못해서 스펀지 같은 느낌입니다. 제가 연구했던 걸 중국 삼에 적용하면 딱 맞아떨어집니다. 돈만 생각하고 저 혼자 잘 살려면 갔겠지만, 나중에 중국이 우리나라 인삼을 수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삼 농가를 생각하면 안 가는 게 맞을 것 같아 안 갔습니다."

김규원 씨는 우리나라 인삼에 대해 최고의 품질을 가진 종주국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아쉬운 부분도 많다.

"스위스는 인삼이 한 뿌리도 생산 안 되는데 수출은 세계 1위입니다. 중국에서 저가 삼을 가져다 중요성분만 추출, 가공해서 수출합니다. 또 우리는 '뿌리삼'으로 나가는데 거기는 캡슐 형태로 약제화해서 파니 그 사람들 가방 하나면 될 것을 우린 컨테이너 하나가 나가야 갑니다."

김규원 씨가 생산뿐 아니라 판매에서도 새로운 방법과 변화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도 저는 인삼을 재배하면서 제일 중요한 건 무엇보다 '건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매년 10킬로그램 이상 제가 먹습니다. 제 나이가 73세인데 아직 약하나 먹는 게 없습니다. 또 누가 제 삼을 먹고 건강해졌다는 소리를 들으면 마치 내가 건강해진 것처럼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습니다. 이게 가장 큰 보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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