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1인분 2백g, 넉넉한 인심과 손맛 자랑
마법의 가루라도 되는 걸까?
연근가루를 뿌려 구운 삼겹살은 오래 구워도 딱딱해지지 않아 마지막 한 점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용문면 '좋은연'식당은 고깃집인데도 후드나 환풍기가 없다.
"연근가루가 고기를 부드럽고 맛있게 하는 건 물론이고, 고기를 구울 때 기름이 거의 튀지 않고 연기도 나지 않습니다."
고기 위에 솔솔 뿌려지는 연근가루가 '좋은연' 식당이 드러내고 자랑하는 비법이다.
'박성한' 사장은 연근가루를 알게 되면서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식당을 열기로 마음먹었고, 오랫동안 알고 지냈지만 역시 식당일 한번 해 본 적 없는 '윤경자' 씨와 동업을 하기로 했다. 그것도 코로나가 한창이어서 장사를 하던 식당들도 하나 둘 문을 닫을 때.
"멋모르고 뛰어든 거죠. 아이들한테 음식 해주는 것처럼 하면 되겠지 생각했는데... 진짜 힘들었습니다."
식당은 '손님이 없어도 힘들고 많아도 힘들다' 했는데 '좋은연' 식당은 코로나 와중에 문을 열었음에도 밀려드는 손님이 힘들어 가끔은 상을 안 치우고 싶을 만큼 '손님이 많아서' 힘들었다.
"손님들이 보는 앞에서 연근가루를 살살 뿌려 드립니다. 처음 연근가루를 뿌릴 때 어떤 손님들은 소금을 왜 그렇게 많이 뿌리느냐고 하신 적도 있어요."
신기해하던 손님들은 맛을 보며 좋아했고, 단골이 늘기 시작하며 배불리 먹고 남은 음식까지도 알뜰히 포장해가는 손님이 많아졌다.
"미리 뿌려 놓고 숙성시키면 더 맛있고 우리도 편하긴 한데, 고기가 안 좋은가...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손님들한테 고기상태를 먼저 보여 드리고 뿌립니다."
굽는 고기뿐 아니라 오리나 돼지 주물럭 요리에도 연근가루는 필수인데 음식 만들 때가 제일 재밌다는 윤경자 사장의 솜씨가 더해져 이 집만의 주물럭이 탄생했다.
"처음 문을 열 때 '만 원의 행복'이 콘셉트였습니다. 그래서 고기 1인분도 2백 그램으로 하고... 싸고 맛있게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집을 하고 싶었습니다."
오르는 물가를 감당하지 못해 천 원을 올린 게 못내 아쉽다.
박성한 사장의 넉넉한 인심과 윤경자 사장의 솜씨가 멋지게 조화를 이루는 '좋은연' 식당은 용문면 상금곡리에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