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의 랜드마크로 우뚝 설 '박서보 미술관'
예천의 랜드마크로 우뚝 설 '박서보 미술관'
  • 예천신문
  • 승인 2022.09.2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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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민이 사랑하고 키워야 할 우리의 자존심
◇ 이기준 시인
·예천읍 출신
·예천신문 논설위원

지난 9월 1일 자 예천신문에 '예천 군립 박서보 미술관, 중앙투자심사 승인, 사업 본격적으로 추진'이란 기사가 있었다.

알다시피 군립 박서보 미술관은 설립 계획을 발표했을 때부터 격심한 반대에 부딪힌 사업이었다. 그러나 자원도 없고 공장도 없는 예천에서 유치해야 할 것은 차원 높은 예술의 세계 미술관임을 직감한 현 군수의 우직함으로 마침내 그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지금 박서보 화백은 우리나라는 물론 유럽과 미국에서도 단색화가로 이름이 높고 그의 작품은 몇억 원에도 물건이 없어 거래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올 2월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세계 3대 아트페어인 프리즈와 국내 화가들의 아트페어 키아프 행사에서는 수천억 원어치의 미술품이 거래되었다고 한다.

물론 여기서도 박서보 화백의 단색화 작품은 단연 눈길을 끌었다고 한다.

현재 종로구에서는 박서보 화백 미술관을 유치하고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박 화백은 오로지 수오지심의 마음으로 예천에 그의 미술관 설립에 동의하고 그의 작품을 기증하기로 한 것이다. '색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색채 치유론'이다.

박 화백은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사회변화 속도가 엄청 빨라지면서 수많은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온 지구가 스트레스 병동이 됐다. 21세기 예술은 치유의 예술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오고 끝까지 살아남아 단색화를 일궈내고 세계화했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이유다.

지난 8월 22일부터는 프랑스 프로방스 지역 샤토 라코스트( Chateau La Coste) 로저스 갤러리에서 그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지난 10년 사이 작품값도 크게 상승해 100호 크기의 작품은 3억 5천만~4억 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한 평론가는 "박서보가 늙어가니 점점 더 원시적이 되고 어린아이가 되어 그림의 색채가 풍부해진 것인지도 모른다. 노화되면서 생각의 구분과 경계가 뭉개져 더 많은 것을 반영하고 담아내기 시작한 것일 수 있다. 한평생을 자기와만 싸우던 박서보가 노쇠해져 힘을 잃자 혈기가 빠져나간 자리에 아름다운 세상이 다시 들어찬 것이다. 그것은 박서보에게 치유적이었고, 똑같이 남들에게도 치유적으로 다가가는 것 같았다"고 그의 작품을 평했다.

우리 예천은 도청을 유치하고 도청소재지로서 체육행사 외에 어떤 것도 자신 있게 내놓지 못했지만 이제 그 누구에게도 자신만만하게 내놓을 수 있게 되었다. 예천에는 세계적인 '박서보 미술관'이 있다고. 김학동 군수는 "예천읍 한천, 남산공원, 개심사지오층석탑과 폐철도부지가 관광공원으로 조성되고 그 한가운데 군립미술관이 건립되면 예천군 관광의 허브가 될 것이고 원도심 활성화의 거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예천의 박서보 미술관은 미술관으로 존재할 뿐 아니라 지역 미술가들의 발전 토대가 되어야 하며 또한 세계적인 아트페어 시장으로 자리매김을 해야 한다. 이러한 일은 예천 군정 책임자와 군민들의 몫이다. 예천이 미술의 세계에서 구겐하임이나 오르세를 따라잡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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