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민중의 지팡이 … '직원 소통, 주민 안전 최우선'//예천경찰서 김말수 서장
준비된 민중의 지팡이 … '직원 소통, 주민 안전 최우선'//예천경찰서 김말수 서장
  • 전동재
  • 승인 2022.11.10 1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서별 미팅 갖기 전 직원 이름과 얼굴까지 미리 외우고, 잘 한 일은 칭찬도 아끼지 않아
▲예천이 제2의 고향이라고 말할 만큼 김말수 서장은 예천과 인연이 깊고 예천을 좋아한다. 

"다른 아이들이 대통령이 꿈이라고 말할 때도 저는 선생님이나 경찰이 되고 싶었습니다."

경찰은 자부심과 사명감이 없으면 시켜줘도 쉽게 하지 못할 직업이라고 말하는 김말수 예천경찰서장은 아이들이 호기롭게 대통령이 꿈이라고 말할 때도 선생님이나, 경찰이 되고 싶었고 스물아홉 조금 늦은 나이에 경찰이 되었다.

"되고 보니 저와 더 잘 맞았습니다. 제가 조사계에서 근무할 때, 겨우 50만 원을 빌렸는데 5천만 원을 갚고도 빚이 2억 5천이나 남은 사람을 봤습니다."

그 사건을 해결하면서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느끼게 되었고 일에 대한 자부심이 커지게 됐다.

"경찰이 되기 전 직장 생활도 했고, 경찰이 되고 나서도 여러 부서를 두루두루 경험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서장이 되고 보니 부서별 업무와 일을 보고 받고 처리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조사계부터, 기동대, 경비계, 정보계, 교통계 그리고 지역경찰, 경찰청 근무까지 두루 거치면서 나중에 총경이 되고 서장이 된다면 이런저런 업무를 어떻게 추진할지 생각하고 수첩에 꾸준히 메모해 왔다.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직원과 소통이고 주민 안전인데, 굉장히 구체적으로 써 왔습니다. 간담회는 어떻게 하고, 배석자들을 빼야 솔직하게 말할 것 같다 등 꾸준히 적어오다 보니 본청에서도 준비 다 되었다고 빨리 발령만 받으면 된다는 소릴 들었습니다."

서장으로 부임하고 가장 먼저 한 일도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일이었다.

"서장에게 바라는 점이나 개선할 것 등을 써서 내라고 했습니다. 특히 철저하게 무기명으로, 누가 썼는지 알지 못하게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김말수 서장은 그렇게 받은 종이들을 서랍에 소중하게 보관하며 밑줄을 쳐가며 읽고 하나씩 개선해가고 있다. 또 부서별로 미팅을 갖기 전에는 직원들의 이름과 얼굴을 미리 외우고, 정확하게 불러준다.

보고 받은 일 중 칭찬해야 할 일이 있으면 지구대 말단 직원까지 모두 기억해 두었다가 한 명씩 카톡을 하며 칭찬해준다. 많이 알아야 과장이나 계장의 이름을 알던 다른 서장과 달리 자신을 알아준다는 사실에 직원들도 신이 난다.

"직원들과 소통이 결국은 주민에게 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열렸던 산사음악회에서는 2천 명이 올 거라는 예상을 넘어 4천 명이 왔지만, 직원들과 미리미리 점검하고 확인하고 지휘한 덕분에 사고 없이 무사히 끝났고, 예천군민체육회 폐막식이 열리던 날도 다른 경찰들과 함께 저녁도 먹지 않고 11시가 넘도록 현장에서 근무했다.

"제가 먼저 자리를 뜨면 직원들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같이 있어주고 일해야 직원들도 더 열심히 합니다."

그래서 행사 때는 내빈석에 앉아 있는 것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앉아 있어도 마음이 불안해 자꾸 눈이 주변으로 갑니다. 혹시 위험한 곳이 있는지... 펜스도 보게 되고."

전에는 계장이나 실무진들이 주로 하던 강의도 직접 챙긴다.

"보이스 피싱도 그렇고 음주운전 예방 교육도 그렇고 호응도가 굉장히 좋습니다."

부임한 지 석 달이 안 되었는데 전임자들이 1년 동안 한 것보다 많이 했고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누군가는 제복을 입으면 없던 힘도 난다고 말하지만, 김말수 경찰서장의 모습은 누가, 어떤 사람이 제복을 입는지가 훨씬 더 중요함을 느끼게 해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