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농민들과 상생하며 환경도 지키는 방법 모색//호명면 산합리 도깨비곳간 이희연.김윤아 대표
지역농민들과 상생하며 환경도 지키는 방법 모색//호명면 산합리 도깨비곳간 이희연.김윤아 대표
  • 전동재
  • 승인 2023.05.1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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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명면 산합리  도깨비곳간 김윤아, 이희연 대표 (왼쪽부터)
▲호명면 산합리 도깨비곳간 김윤아, 이희연 대표 (왼쪽부터)

“작년 5월에 우리 가족들이 전부 코로나에 걸리면서 매일 시켜 먹었습니다. 그런데 자주 분리수거를 하러 나갈 때는 몰랐는데 일주일 동안 쓰레기가 눈앞에서 쌓이는 걸 보니 진짜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교에서 환경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거북이 코에 빨대가 꽂혔다’는 말을 해도 안타깝다 정도였지 행동으로 옮길 생각을 못했던 도깨비곳간 이희연 대표는 일주일간의 경험으로 김윤아 대표와 함께 사무실 한 켠에 제로웨이스트(포장을 줄이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사용해서 쓰레기를 줄이는 것)를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게 해보자, 우리도 공부하고 배워보자는 의미로 시작했는데 괴리감이 컸습니다.”

진정으로 환경을 생각한다기보다는 돈을 벌기 위해 제로웨이스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면서 자신들도 그런 부류가 된 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고, 제로웨이스트 상품들이 수입되면서 비행기로 운송되는 과정 역시 탄소를 배출하면서 환경을 생각하는 것과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희가 그런 괴리감에 빠지면서 교육을 엄청 다녔습니다. 그러면서 제로웨이스트가 이렇게 물건을 팔아 소비자의 생활용품을 대체시키는 것도 있지만 먹거리에서 쓰레기가 안 나오게 하는 것도 굉장히 효과가 크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예천이 농업지역이다 보니 상품화되지 못한 농산물이 그대로 버려지고 썩는데 그것도 전부 탄소가 배출되는 것입니다.”

버려지는 농산물을 상품화하면 환경에도 도움이 되고, 사업적으로도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농산물이 상품화되지 못하는 건 신선도가 떨어져서가 아니라 못생겨서입니다. 그런 것을 농민들에게는 정당한 대가를 주고 가져와 소비자들에게 저렴하게 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희연, 김윤아 대표는 ‘씨앗발전소’라는 새로운 농산물 브랜드를 만들었고, 지역농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협동조합을 준비하고 있다. 

“저희가 온라인으로 농산물 유통을 시작하면서 전국을 돌아다니며 교육도 받고, 그 지역에서 유명하다는 데는 다 가봤습니다. 그 사람들은 어떻게 파는지도 궁금했고 저희도 팔아볼 생각이었는데 그렇게 돌아다니며 보니 결국 답은 지역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그 지역의 것을 브랜드로 만들어 외부에 알리는 게 결국 우리들의 힘이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씨앗발전소’는 자신들의 이런 생각과 잘 맞아떨어졌고, 예천의 농산물들을 모아 첫 꾸러미를 만들었다. 

“건강한 한끼를 선물하고자, 건채와 참기름, 잡곡, 생강청으로 묶었는데 시즌별로 해보려고 합니다.” 

이희연 김윤아 대표는 협동조합이 만들어지고 나면 더 다양한 형태의, 취지를 더 잘 살린 상품으로 묶음이 가능해지리라 생각한다.

“협동조합은 동업입니다. 그래서 우려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지역의 살길은 상생이고 상생의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꾸러미 안에 ‘예천을 닮고, 예천을 담는다’라는 글귀가 쓰여진 예천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그건 저희 ‘씨앗발전소’ 슬로건입니다. 예천의 농산물만 알리는 걸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넣은건데, 예천을 닮고 싶은 건 저희고, 예천을 담아 사람들에게 전달해 많은 사람들이 예천을 방문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처음엔 이방인이었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예천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이희연, 김윤아 대표. 두 사람이 두드리는 도깨비방망이가 앞으로 무엇을 만들어 낼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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