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80년 세월을 살아보니…
독자투고/ 80년 세월을 살아보니…
  • 예천신문
  • 승인 2023.05.2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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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회 재대구보문면민회 고문

80년 인생 여정은 한 많은 세월이었지요. 가난한 이 땅에 태어나 청초하게 돋는 새순 같은 나이에 전쟁이 뭔지, 평화가 뭔지도 모른 채 목숨 건 피난살이 서러움을 겪었지요. 하루 끼니조차 어려워 감자밥, 고구마밥, 시레기죽으로 연명하며 보릿고개를 슬픈 운명으로 넘어온 꽃다운 젊은 날들~. 그 길고도 험난했던 고난의 세월을 당신은 어떻게 넘어왔는지요.
지금은 무심한 세월의 파도에 밀려 육신은 성한 데 하나 없고 주변의 지인들은 하나 둘 불귀의 객으로 사라지고 정신은 자꾸만 혼미해가는 황혼길이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힘든 세월 잘 견디고 자식들 잘 길러 부모 의무 다하고 무거운 발걸음 이끌고 여기까지 왔으니 이제는 얽매인 삶 다 내려놓읍시다. 잃어버린 인생 다시 찾아 남은 세월 후회없이 살다 갑시다.
나이 80을 넘으면 이성의 벽이 허물어지는 시간, 가는 순서 다 없어지니 남녀 구분 없이 부담 없는 좋은 친구들과 자주 만나 산이 부르면 산으로 가고 바다가 손짓하면 바다로 가고 하고 싶은 취미생활 마음껏 하며 오늘이 가장 젊은 날로 만들어 봅시다.
이제 우리는 자식들 뒷바라지하느라 다 쓰고 쥐꼬리만큼 남은 돈이라도 있으면 자신을 위해 아낌없이 다 쓰고 행여라도 사랑 때문에 가슴에 묻어둔 아픔이 남아 있다면 미련없이 다 떨쳐버립시다.
진심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만나 덕담을 나누고 80년 동안 사용하던 나의 자가용 승용차, 다 닳아빠진 타이어 빼버리고 새 타이어로 갈아 끼워 남은 인생 새로 출발합시다. 다 함께 동참하여 힘차게 달려봅시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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