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자랑하자"
"고향을 자랑하자"
  • 예천신문
  • 승인 2001.12.2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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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준(풍양면 낙상리 출생)
사람이 살아가노라면 자랑할 것도 많고, 남의 자랑을 들을 것도 많다.

그러나 남의 자랑 듣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으나 내 자랑을 하려고 하면 어쩐지 뒤가 당기고 기분이 어정쩡할 때가 많다.
이것은 우리가 예부터 자랑을 잘못하다 육갑소리를 듣거나 팔불출로 취급을 당해 다른 사람들로부터 웃음을 사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현대는 자기 피아르(public relation) 시대다.
자기 자랑이 너무 지나쳐 공주병이나 왕자병이 들었다는 말을 듣는 젊은 사람들도 있으나, 아무리 자랑을 해도 욕을 안 먹는 자랑도 있다.

그것은 고향 자랑이다. 불문의 소치일지는 모르겠으나 고향 자랑하다 손해를 보았거나 욕을 들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TV방송 프로그램나 라디오 프로그램에 고향에 대한 프로그램이 인기를 누리는 것을 보면 사람은 누구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것 같다.

시인 정지용은 `향수'란 시로 고향 산천을 노래했고, 시인 이은상은 `가고파'란 시로 고향 바다를 노래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고향의 봄'(이원수 작사, 홍남파 작곡)이나 `과수원 길'(박화목 작사, 김공선 작곡) 같은 동요도 고향을 노래하여 끊임없이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나도 고향 예천을 노래하여 메마른 가슴을 촉촉하게 적셔보고 싶다.

자랑해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욕 듣지 않고 기분 좋아지는 일이라면 나도 고향 예천 자랑 좀 하며 살아야겠다.
명봉사, 용문사, 보문사 등 유명한 사찰이 있고, 윤장대, 약포사당, 개심사지 5층석탑, 한천사 3층석탑, 석송령 등 고귀한 문화재가 산재해 있으며, 예부터 글읽기와 글짓기를 좋아하는 선비들이 모여 살던 문향이 내 고향 예천이다.

나일성 천문대, 예천 온천, 회룡포, 학가산 우래자연휴양림, 선몽대 등 유명한 관광지가 있으며, 누에동충하초, 표고버섯, 예천참우, 참기름 등 유명한 특산물이 있고, 내성천이 낙동강으로 조용히 태고의 전설을 안고 흐르고 있으며, 익장문화유적마을, 금당실전통마을 등에는 유서 깊은 옛 고을의 모습을 잃어버리지 않고 간직하고 있어 한국인의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 내 고향 예천이다.

통명농요, 청담놀이, 농처농요의 흥겨운 춤과 가락이 숨어있고, 전국에서 연세 많은 노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공기 맑고 물 좋은 장수 마을이 내 고향 예천이다.

표정이 밝고 마음 씀이 고우며, 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한, 그리고 언제나 여유 있는 행동과 예의 바른 언행으로 부모님을 섬기며 나라를 생각하며 이웃을 생각하고 어른을 공경할 줄 아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충효의 고장이 내 고향 예천이다.

신사년도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다. 옷깃을 여미고 지나온 일년을 되돌아보며 고향을 욕되게 한 일은 없는지 살펴보아야겠다. 고향 자랑도 좋지만 고향을 욕되게 하는 행위나 말을 했다면 반성하고, 정중하게 사과할 줄 아는 겸손의 미덕도 베풀어야겠다.

예천을 고향으로 두고 있는 출향인으로 고향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슴에 안고 신사년을 마무리하고 싶다.


<대구광역시 서구, 고령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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