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번호: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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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천신문
  • 승인 1999.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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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1 : 고향
호수번호 : 6754
내용 : IMF 구조조정이 안겨준 명예퇴직으로 삶의 터전, 정든 고향 떠나 타향살이 두 해 꿈에도 잊지 못해
찾아온 고향집

빈 집터엔 잡초만 무성한 채
집문간 화장실 입구엔 벌집들의 세상
그들이 주인인양
빈집 지켰노라 텃세하며
내 머리를 마구 쏘아대고 비웃는 듯
급히 도망가는 내 신세

담 넘어
큰집 개도 낯선 나를 보고 짖어대니
친척과 이웃이라곤
호호백발 노인네들 뿐

집안 무성한 잡초 뽑다 지쳐서
도시락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땅속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생수로 시름달래니

어느덧
청산 기슭에 해가 지고
어둠살이 끼는 고향집 등진 채
알운산등에 초롱초롱한 별을 쳐다보며
끝없는 눈물로 볼을 적시며
무거운 발길 돌린다.


<전 풍양면부면장, 2000년 한국공무원문학협회주관 공우신입문학작품 시부문 당선, 현한국공무원 문학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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