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 해외연수를 다녀와서
농업인 해외연수를 다녀와서
  • 예천신문
  • 승인 2004.11.26 10: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마다 듣는 소리지만 농업연수 어떻게 하면 가볼 수 있을까?
주변의 사람들이 해외 연수를 다녀왔다고 자랑삼아 이야길 하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그런데 나한테도 이런 기회가 온 것이다. 예천군에서 8박 9일간의 일정으로 선진 농업국인 일본과 싱가폴의 농업인 연수대상자로 뜻밖에 내가 포함되었다고 연락이 온 것이다. 연락을 받는 순간 얼마나 좋았던지 아이들처럼 마냥 좋아라 껑충껑충 뛰었다. 허지만 기쁨도 잠시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얼마 전 남편이 발등을 다쳐 깁스를 하고 있는 상태라 말 꺼내기가 조심스러웠다. 가족이 모여 저녁을 먹는 중에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의외로 남편은 집 걱정하지 말고 망설일 필요 없이 기회가 왔을 때 한번 다녀와 타국 농업에 대한 견문을 넓혀보라고 하였고, 어머님 역시 연수를 떠나면 집안일은 알아서 하겠으니 집 걱정 말고 몸이나 조심해서 다녀오라고 하셨다.
다음날부터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여권발급이랑 연수 준비에 바빴다. 드디어 11월 8일 여행사에서 준비한 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을 향해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하였다.
농업군수를 자임하시는 김수남 예천군수를 비롯 농업관련 공무원 5명과 윤민희 군의원님, 설용진 농협군지부장님, 박시옥 예천읍농협장님, 김보한 양장협동조합장님과 12개 읍면에서 선도농업을 실현하는 농업인 22명을 합하여 총 32명의 대군단이 연수를 떠난 것이다.
싱가폴 항공을 타고 무려 7시간을 비행하여 싱가폴 창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싱가폴은 첫 인상이 포근하고 작고 아담한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한식으로 석식을 마치고 3일동안 머무를 호텔에서 여장을 풀고 싱가폴의 이곳 저곳을 견학했다.
싱가폴 도매시장에 방문하여 가이드의 소개로 청과물 시장을 둘러보았다. 우리 일행들은 우리나라 농산물이 있는가 싶어 열심히 둘러보고 물어보고 했지만 한국 과일은 3년 전까지 들어오긴 했었는데 지금은 워낙 가격이 높아 수지가 맞지 않아 들여 놓을 수 없다고 했다. 열대 지방이라서 그런지 싱싱한 과일은 많았으나 채소는 좀처럼 찾아 보기 힘들었고 질 낮은 농산물이 대부분 진열되어 있었다. 그 순간 현지인들의 기호에 적합한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여 싱가폴 유통 시장에 뛰어든다면 충분히 경쟁에서 승산이 있을 것이란 믿음이 마음 한구석에 생겼다.
농산물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싱가폴 나라에 우리 농산물이 진출하여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기대하면서 일본 오카야마 공항으로 이동하였다.
오사까 시내에 있는 농산물 시장인 구로몬 시장을 둘러보면서 우리 농산물과 비교를 해보았는데 재래시장인데도 불구하고 모든 상품 하나하나가 깨끗하게 진열되어 있고 과일 하나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게 소포장 위주로 깔끔하게 진열된 모습을 보고 우리 농산물도 단순한 1차 농업인 생산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소포장 판매를 비롯한 농산물 유통분야에도 투자를 해야 된다는 것을 실감했다. 나고야에 있는 농업문화원에서는 친환경 재배과정을 방문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시관을 마련해 자연스럽게 주민들과 가까워지게 하며 차별성을 부각하고 소비자에게 접근해 우수성도 함께 홍보하는 효과를 배우기도 하였다. 도다가와 녹지 견학에서는 키 낮은 배나무에서 생산되는 배가 우리나라 일반배의 3배 정도의 크기에 다시 한번 놀랐다.
신후지역에 도착해서는 도정공장과 라이스 센터를 방문하였는데 일본도 우리처럼 쌀 소비가 줄어들고 있어 젊은 층의 기호를 노린 기능성 코팅 쌀을 생산하는데 전력을 기울이며 판로 개척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고 쌀 시장 개방협상을 앞에 두고 있는 우리나라 농민의 입장에서 마음 한구석에 착잡함이 느껴졌다.
8박 9일의 마지막 밤을 동경에서 보내면서 이번 연수를 배려해 주신 김수남 군수님은 그동안 보고 느낀 것을 밑거름 삼아 농업현장에 돌아가서는 더욱 열심히 일해 보다 잘사는 농촌이 되도록 선도적인 역할은 물론이고, 특히 주인의식을 가지고 지역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 줄 것을 당부하실 때 지역 농업을 선도하는 농업인의 한사람으로서 이번 농업인 연수에서 체득한 기술을 발판으로 앞으로 열심히 살아갈 것을 다짐하였다.
바쁜 업무 중에도 예천농업발전을 위하여 연수를 주선하신 김수남 군수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동행해주신 기관단체장님들과 원활한 연수를 위해 수고하신 수행 공무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임정순, 유천면 화지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