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과 용경협(2)
만리장성과 용경협(2)
  • 예천신문
  • 승인 2005.02.0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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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이 한 모퉁이를 돌아서니 또 다른 절경이 우리들에게 손짓하며 자태를 뽐내고 있다. 가는 곳마다 절경이며 곳곳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호숫가 누각에서 중국의상에 부채를 흔들며 노래를 부르는 아름다운 아가씨가 우리들을 환영하고 있다. 마치 선녀가 내려와 노래를 부르는 것 같았다. 일행은 손을 흔들며 화답을 하고 맑은 호수를 미끄러지듯 유람선은 지나가고 있었다. 가이드가 나올 때는 관광객들 중에서 3명이 화답의 노래를 불러야 한다고 하였다.
한동안 호수주위 절경을 구경하다 또 한 모퉁이를 도니 갑자기 호수 끝자락에서 풍악소리가 들려왔다. 멀리서 보니 호숫가 날아갈 듯 아름다운 공연장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일행은 선착장에 배를 대고 공연을 감상하였다. 약 30분 정도 각종 춤과 노래를 부르고 하나같이 아름다운 아가씨들이 저마다 장기를 펼치며 관광객을 사로잡고 있었다. 일행은 한곳에 자리하고 가져온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서 손뼉으로 장단 맞추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나는 주위경관을 구경하며 무대주위에서 약 1백m 떨어진 화장실을 갔다 내려오니 공연을 끝내고 모두다 승선하고 배가 떠나려고 하였다. 나는 급히 뛰어 배를 놓칠세라 허둥지둥 도착하니 가이드가 막아서며 제일 늦게 승선하였으니 오다가 중국아가씨가 환영노래 하던 곳에서 첫 번째로 노래를 부르라고 하였다.
한참 가다가 가이드가 잊어버리지도 않고 필자에게 노래를 부를 때가 되었으니 나오라고 하여 할 수 없이 마이크를 잡았다. 어디를 가나 관광객 중에는 여자관광객이 많았다. 여자 앞에서 약한 편이라 무슨 노래를 불러야할지 생각하다 MBC방송국 주최로 한 91년도 대학가요제 대상곡인 `숨어 우는 바람소리'를 불렀다. 요란스럽게 박수가 터져 나왔고 다음 사람을 필자가 지정하도록 되어있다. 제일 앞에 앉아있는 여자 관광객을 지목하였다. 지목 당한 여자관광객은 얼른 스스럼없이 나와서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부르는 동안 박수를 안주 삼아 술을 마시며 장단 맞추는 동안 선착장에 도착하였다.
용경협의 아름다운 경치와 여흥을 뒤로하고 창평구 경내의 천수산 기슭에 있는 명대 13릉지로 출발하였다. 13능은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넓이는 약 40평방 킬로미터의 분지로 명대 13명 황제와 황후가 안장되어 있다. 현재까지 개방된 명소로는 신도, 정릉, 장릉, 소릉 등이 있다. 정릉은 명나라 첫 번째 황제 주원장을 비롯한 신종 주익균(朱翊鈞) 외 12제왕이 지하 27m에 안장되어 있다. 13능광장에서 눈에 띄는 것은 중국 봉건주의 타파에 앞장선 이자성 동상이다.
당시 집권황제들의 무소불위의 권력이 얼마나 많은 백성들을 괴롭혔으며 대역사를 이루기 위해 희생된 백성들은 부지기수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나 지금이나 부귀와 권력은 오래가지 않으며 모든 것은 돌고 도는 것. 영겁의 세월에 비하면 인간의 일생은 눈 깜짝할 사이가 아닌가. 용경협과 13능을 관광하고 나니 석양이 물들기 시작한 시각이었다. 북경에서 이름난 샤브샤브 요리를 하는 식당에 자리를 하였다. 식당 규모가 사오백명은 족히 수용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의 현대식 건물이었다. 원탁테이블에 7명씩 자리하고 샤브샤브 향로도 1인당 1개씩 각자가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도록 식단을 꾸민 것 같았다.
마지막 관광코스인 북경시 왕부정(王府井) 야경에 나섰다. 옛도시 북경의 많은 명승고적들이 관광객의 발걸음을 돌리기에 아쉽게 하지만 오늘의 신 북경 또한 관광객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왕부정 거리를 거닐거나 서단 문화광장을 산책하며 전국과 세계각지의 음식을 맛보는 것은 실로 인생의 큰 낙이 아닐 수 없다.
2008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하늘과 땅을 보다 푸르게 하고 물을 맑게 하기 위해 북경은 인력과 재력을 투입하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황대섭, 문우회 경북지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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