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고 맛있는 순대국밥집'
'싸고 맛있는 순대국밥집'
  • 백승학 기자
  • 승인 2008.09.0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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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궁토박이순대, 입소문 타고 손님 발길 이어져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물가에 주머니 사정이 예전만 못하고 친구들과 밥 한끼 먹는 것도 눈치를 보아야 하는 어려운 현실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싸고 맛있는 밥집’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파는 일이 다반사다. 용궁면 읍부리 옛 용궁역 앞에 위치한 ‘용궁토박이순대’(☎653-6038)는 이런 사람들을 위한 안성맞춤의 밥집이다.
전통 토종순대로 유명한 용궁면에서도 후발주자에 속하지만 그 맛과 정성만큼은 어느 집에도 뒤지지 않는다.

순대껍질로 쓸 돼지 창자를 구해 굵은 소금으로 주무르고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수차례 깨끗이 씻어낸다.

   
손질이 끝난 창자는 적당한 길이로 잘라 창자 끝에 깔때기를 끼우고 두부· 파, 부추, 된장, 고기 등 12가지 재료에 마늘·후추가루·생강·소금 등으로 양념해 미리 준비한 소를 가득 채워 넣는다.

하나에서 열까지 수작업으로 하는 힘든 일이지만 잊지 않고 찾아주는 손님들이 있어 고단함을 이긴다.

용궁토박이순대는 김정순(55) 김옥순(52) 씨 자매가 만들어 가는 소중한 삶터다.

언니인 김정순 씨는 손끝이 야무지고 음식솜씨가 좋아 주방을 맡아보며, 동생인 김옥순씨는 사교성이 좋아 손님 접대를 책임지고 있다.

힘든 일은 김옥순 씨의 남편인 강신황 씨가 읍부리 이장으로 일하는 틈틈이 도와주고 있다. 용궁장(4일, 9일)이 서는 날이면 우시장을 찾는 장꾼들을 위해 새벽 5시 문을 연다. 평일에는 오전 8시부터 저녁 9시까지 3백65일 단 하루도 쉬지 않는다.

용궁토박이순대를 먹기 위해 찾아오는 손님들의 마음이 고맙고 미안해 단 하루도 문을 닫을 수 없다고 한다.

손님상에는 전통가마솥에서 뽀얗게 고아낸 돼지뼈 육수에 순대와 머리고기를 듬뿍 넣은 ‘순대국’이 뚝배기 가득 나온다.

양념장을 입맛에 맞게 적당량을 넣고 직접 담근 알맞게 익은 깍두기와 싱싱한 부추생절이를 곁들여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한그릇에 3천5백원, 주머니 걱정없이 개운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좋다. 또한 연탄불 위에서 빨간 양념장과 함께 석쇠에 구어 내놓는 오징어구이(6천원), 닭발구이(6천원), 돼지불고기(7천원)는 입안 가득 감도는 매콤하면서도 달작지근한 맛에 찾는 손님이 많다.

김정순, 김옥순 씨 자매는 용궁토박이순대를 만들기 위해 전국의 유명 순대집를 순례하듯 찾아다녔다고 한다.

하루 세끼를 순대로 배를 채우고 양념을 연구하고 손님들의 건강을 위해 화학조미료가 없는 식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 노력이 결실을 맺어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타 시군에서 오는 경우 선인들의 정취를 맛볼 수 있는 삼강주막에서 막걸리에 파전을 먹고 예천의 자랑인 명승 회룡포와 천년고찰 장안사를 돌아보며, 추억을 만들고 허기가 밀려올 때 옛 용궁역 앞에 오면 정다운 자매가 만드는 용궁토박이순대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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