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 전에'
'말하기 전에'
  • 예천신문
  • 승인 2009.09.1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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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심광장, 도용훈(예천읍)

   
△도용훈( 예천읍)
  며칠 전 예천군새마을금고에 들렀을 때, ‘말 한마디’가 삶과 죽음을 가를 수 있기에 말하기 전에 세 번 생각하라(口有生死 三思發)는 교훈적인 글귀가 벽에 걸려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말'은 편리하지만 그 표현은 참으로 신중해야 합니다. 지난 1988년 미국지사에서 근무 할 당시 초등학교 일 학년인 우리 집 큰 아이가 놀이터에서 미국 친구와 다툰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미국아이 어머니가 자기 아이를 아무 말 없이 한 동안 지켜보고만 있어 무언가 이상했었는데, 나중에 아이가 화가 났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그 반응을 지켜 본 것이라는 말을 듣고 우리가 배울 만한 ‘좋은 교육’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말하자면, 화가 나면 말하기 전에 열을 세고, 화가 많이 나는 경우 백을 세라(When you are angry, count to ten before you speak. When you are very angry, count to one hundred before you speak.)고 가르치는 것인데, 미국의 드라마나 영화에서 아이가 손가락을 꼽으며 실룩거리는 장면이 있으면 그것은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수를 세는 ‘착한 미국 아이’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렇게 교육받은 아이들이 커서 대부분 미국의 중, 상류층을 형성합니다.
나의 경우, 시원찮은 학력을 만회하고 영어라는 ‘출세의 길’을 찾아 미국지사로 발령받았었지만 그곳에서 선진국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출세보다는 인간적인 삶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얼마 후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전의 청년시절에는 이 순신 장군을 동경하고 또 바다가 주는 낭만이 좋아 해군 장교가 되었다가 광활하고 변화무쌍한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경험하면서 자만했던 자신을 반성하고 ‘겸손’해 졌었는데, 미국을 비롯한 선진 외국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배울 점이 무척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지난 번 지방선거가 끝난 후, 군수 선거에 출마할 뜻을 가진 분들을 만났을 때 시간 있으면 외국에 가서 견문을 넓히고 지방자치를 공부해 오는 것이 자신과 우리 군(郡)을 위해 더 ‘생산적’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는 전 세계의 축소판이고 또 오래 전부터 지방자치를 실행해 오고 있어 우리가 참고할 사항들이 참 많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국민이 주인이라는 민주(民主) 국가의 상징인 미국에는 주민이 자기 자치단체의 책임자를 직접 선출하지 않고 지방의회에서 그 책임자를 영입하는 ‘카운실- 메니저( Council- Manager Form )’라는 제도를 두는 곳이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삼성전자 사장, 장·차관, 국회의원, 도지사와 같은 ‘경륜’ 있는 분들을 ‘선거 없이’ 시장, 군수 역할의 행정책임자로 영입하는 제도이지요.

물론 그것은 미국의 여러 지방자치제도 중 하나지만, 만약 우리가 ‘올바른 군수’를 선출하지 못하고 지역이 점점 낙후 되어 간다면 우리도 언젠가는 군민에 의한 군수 직접 선거 기회가 없어지고 영입할 수도 있겠다는 가정을 해 보면서, 내년에는 ‘도청시대’에 부합하는 예천의 ‘새 희망 군수’를 꼭 우리 손으로 탄생시켜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말을 하면 길어져 실수하고, 또 후회합니다. 집에서도 아내에게 괜한 얘기를 해서 혼자 ‘찬밥’ 먹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도 말이 많아 실수가 눈에 보입니다. 군민 여러분께서는 예천군새마을 금고에 걸린 글처럼 ‘말하기 전엷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하셔서 언제, 어디에서나 환영받는 정말 ‘좋은 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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