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돌아볼 여유를 갖자"
"주변 돌아볼 여유를 갖자"
  • 백승학 기자
  • 승인 2010.12.21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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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승학 기자 >
법구경에는 ‘남을 비판하듯 나를 비판하고 나를 용서하듯 남을 용서하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곧잘 어려움이 닥치면 잠시의 자기 위안을 위해 대상자를 찾아 헐뜯기에 몰두한다.

‘누구 누구 때문에….’ 참 쉽게 하는 말이지만 상대방에게는 치명적인 독이 될수 있다는 것을 모른 채 말이다.

예부터 물 맑고 공기 좋은 청정 우리 지역이 구제역으로 인해 최대의 위기에 놓여 있다.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운 가축들이 포크레인의 굉음과 함께 땅속으로 사라지고 평생 일군 터전이 하루 아침에 폐허로 변해가고 있다.

연말연시 들뜬 기분은 거리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으며, 사람들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사라지고 너도나도 피곤함만이 가득하다.

한숨과 눈물, 탄식, 날카롭게 핏발이 선 눈동자는 화풀이 대상을 찾기 위해 분주하다. 작고 사소한 일과 말 한마디라도 혹시 화풀이 대상이 되지는 않을까! 사람을 만나는 일조차 조심스러운 것이 요즘이다.

겨울 찬바람 만큼 꽁꽁 언 지역경기는 모든 것을 황폐화 시키고 있다. 모든 행정력이 한우, 돼지 농가에만 집중되다 보니 구제역으로 직격탄을 맞은 지역 정육업소와 식육식당, 축산 관련업종 종사자들의 피해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다.

피해보상에 대한 구체적인 안은 농가에만 적용되고 다른 업종의 피해는 고스란히 업주들이 떠안아야 될 형편이다.

따지고 보면 구제역으로 인한 피해자는 모든 군민에게 해당된다. 하지만 모두들 자기 몫 챙기기에 바쁜 나머지 타인의 피해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옛말이 있듯 잠시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가 필요한 시점이다. 다른 사람을 탓하는 순간 잠시의 기분 전환은 될 수 있어도 근본적 문제 해결의 방안은 될수 없다. 누군가의 사소한 실수와 행동에 대한 무책임한 문책과 비판은 구제역 방역을 위해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열심인 이들의 열정을 퇴색시키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전 공무원과 군인, 경찰, 예천농축협 직원, 의용소방대를 비롯한 각 사회단체, 지역 주민 등 스스로 앞장 서 우리의 값진 보물인 ‘한우’를 지키기 위해 매몰현장에서, 통제소에서, 각 마을 입구에서 물기 가득한 양말조차 말릴 틈 없이 맹렬히 뛰고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우리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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