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서사시(1)
달마산 정상에 암자가 있었는데
한양으로 과거 보러 가던 선비가
잠시 쉬려고 말을 노송에 매어 놓고는
낮잠 한숨 자고 다시 길을 떠나려는데
말방울이 소나무에 달라붙어 버렸다
노송을 끌어안고 있던 암바위에
선비도 꽉 물린 신세가 되고 만 것이다
자식이 없어 구박받던 한 여인이
달마산 말뚝바위에 가서 소원을 빌어
자식을 낳았다는 전설도 있다
달마산 말뚝바위로 서 있는 남근석
건너편에는 수줍음을 타는 여근석
이 암바위 위에는 나뭇잎이나
풀이 가리고 있어야 한다
잘 가려져 있을 때에는 괜찮지만
그게 없어지면 영락없이
산불이 나고 민가에 불이 나곤 했다
남정네들이 이 암바위를 가려 놓아
불이 나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다
☞시작노트: 감천면 마촌리 산 23번지 달마산. 선사시대 때부터 내려오는 고인돌 같은 석물(石物)의 생김새가 사내의 그것 같다고 해서 남근석(男根石), 한 쪽에는 여성의 것 같은 여근석(女根石), 또 옥근석(玉根石)이라도 하는 요상한 바위가 있다. 남근 숭배 사상은 원시 신앙 형태로 발전해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 뿌리가 깊다. 자연석으로 된 것 외에도 남근을 조각해 놓고 그 앞에서 빌었다. 풍년을 기원하고 자식 얻기를 빌고, 온갖 질병과 악신으로부터 자신과 가족, 온 마을의 안녕을 비는 대상물로 전해진 것이다. 맷돌바위는 동성 연애, 동성 부부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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