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뚝바위(男根石)와 암바위(女根石)
말뚝바위(男根石)와 암바위(女根石)
  • 예천신문
  • 승인 2010.12.2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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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서사시(1)

<김영진 시인>
달마산 정상에 암자가 있었는데
한양으로 과거 보러 가던 선비가
잠시 쉬려고 말을 노송에 매어 놓고는
낮잠 한숨 자고 다시 길을 떠나려는데
말방울이 소나무에 달라붙어 버렸다
노송을 끌어안고 있던 암바위에
선비도 꽉 물린 신세가 되고 만 것이다

자식이 없어 구박받던 한 여인이
달마산 말뚝바위에 가서 소원을 빌어
자식을 낳았다는 전설도 있다

달마산 말뚝바위로 서 있는 남근석
건너편에는 수줍음을 타는 여근석
이 암바위 위에는 나뭇잎이나
풀이 가리고 있어야 한다
잘 가려져 있을 때에는 괜찮지만
그게 없어지면 영락없이
산불이 나고 민가에 불이 나곤 했다
남정네들이 이 암바위를 가려 놓아
불이 나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다

 

☞시작노트: 감천면 마촌리 산 23번지 달마산. 선사시대 때부터 내려오는 고인돌 같은 석물(石物)의 생김새가 사내의 그것 같다고 해서 남근석(男根石), 한 쪽에는 여성의 것 같은 여근석(女根石), 또 옥근석(玉根石)이라도 하는 요상한 바위가 있다. 남근 숭배 사상은 원시 신앙 형태로 발전해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 뿌리가 깊다. 자연석으로 된 것 외에도 남근을 조각해 놓고 그 앞에서 빌었다. 풍년을 기원하고 자식 얻기를 빌고, 온갖 질병과 악신으로부터 자신과 가족, 온 마을의 안녕을 비는 대상물로 전해진 것이다. 맷돌바위는 동성 연애, 동성 부부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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