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양성 평등을 위하여
진정한 양성 평등을 위하여
  • 예천신문
  • 승인 2002.07.0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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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리 학교에서는 창의적 재량활동 시간을 이용하여 양성 평등에 관해서 토론한 적이 있었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양성 불평등에 관한 것을 살펴보고 양성 평등이 이루어지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토론이었다.

토론의 줄거리는 대략 다음과 같았다. 우리 나라는 남녀가 평등하지 않다는 것이다. 즉 유교주의 사상에 바탕을 둔 우리 나라는 남자가 귀한 대접을 받고 여자는 천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취업문제, 승진문제, 가사노동문제, 호주제 등등 많은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친구들의 공통된 이야기였다.

이런 양성 불평등을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느냐는 토론에서는 모두들 불평등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막연한 주장을 하였다.

특히 학교에서 일어나는 양성 불평등에 대해서는 우리 여학생들보다 남학생들이 불만의 목소리가 더 높았다. 청소문제, 체벌문제 등등에 있어서 여학생들에 비해 남학생들이 많은 부분에서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하면서 여학생과 남학생에게 평등하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나를 놀라게 하고 혼란스럽게 만든 것은 남학생들의 이야기였다. 사실 나는 양성 불평등하면 남학생보다 여학생들이 차별을 많이 받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하지도 못했던 남성 불평등을 주장하는 남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처음엔 남학생들이 괜히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쯤으로 가볍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곰곰이 되돌아 생각해보니 남학생들의 이야기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우리 여성들이 조금은 이기적인 생각을 하면서 양성평등을 주장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가 하고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사실 우리 나라가 선진국에 비해 양성 평등이 이루어져 있지 않은 것은 어린아이라도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여성들의 능력과 사회적 역할이 증대되면서 양성 평등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특히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 나라가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라도 여성들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어야 하고 이런 여성들이 자기들의 능력을 백분 발휘할 수 있도록 양성이 평등한 사회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양성 평등이 무조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만 한다고 해서 양성 평등이 이루어지는 것일까? 그리고 평등하게 대우해 달라고 요구한다고 해서 이 사회와 남성들이 들어주겠는가? 아니 우리가 요구하면 할 수록 서로의 입장만 내세우고 감정만 상하게 만들어 양성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 채 대립으로만 치닫게 될 것이다.

그래서 양성 평등을 이루기 위해서 반성하고 고쳐나가야 할 점이 많이 있지만 다음 두 가지만이라도 고쳐나갈 수 있다면 양성 평등을 앞당기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첫째, 양성 평등을 위해서 우리 여성들이 먼저 생각의 틀을 깨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여성들이 남녀 차별이 심하다고 생각하고 양성 평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만 냉정히 생각해보면 우리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바꾸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조금만 힘든 일이 있으면 나는 여자이니까 봐 주겠지 하고 생각을 하면서도 조금만 손해가 날 것 같으면 남녀가 평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세를 바꾸어야 할 것이다.

이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이기적인 모습으로 비쳐지고 남녀 평등은 헛된 구호에 그칠 확률이 높은 것이다. 앞으로 나는 남학생들과 똑 같은 조건으로 학교 생활을 해 나갈 것이다.

봉사활동, 야영체험학습, 청소활동 등 비록 육체적으로 어렵고 힘든 일이라 할지라도 여학생이니까 덜 해도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할 것이다.

당장은 어렵고 힘든 일이 될지 몰라도 이 어려운 일을 당당하게 부딪치고 헤쳐나가야만 진정한 남녀 평등 즉 양성평등을 이룩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을테니 말이다.

물론 신체적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은 남학생들의 충분한 이해를 구하여 협조를 얻음으로서 이기적으로 양성평등을 주장한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도록 할 것이다. 이런 나의 생각에 공감을 하는 여학생과 여성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남녀 평등의 주장도 그 타당성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둘째, 가장 중요한 것은 여성 자신이 여성의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사회는 많은 부분에서 여성이 차별을 받고 있음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개인이나 집단이 말로만 개선해달라고 요구하더라도 개선되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많은 여성들이 목소리를 높이면 마지못해 개선되어 지기야 하겠지만 근본적으로 양성평등은 이루어질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마음속에서 우러나오지 않는 양성평등은 진정한 양성평등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단지 속으로는 여전히 차별을 하면서도 겉으로만 평등한 척 대우할 뿐이다.

이렇게 된다면 우리사회는 겉과 속이 다른 모습을 가진 사회로서 단결된 힘을 발휘할 수 없을 뿐 아니라 21세기를 살아가면서도 여전히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단결하지 못한 채 시끄럽고 어지러운 나라의 국민으로 살아갈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런 부끄러운 모습을 가지지 않은 진정한 양성평등이 이룩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 여성들은 자신의 능력을 길러야 한다. 남성들이 감히 넘볼 수 없고 그래서 여성을 무시할 수 없는 그런 당당한 능력을 길러야 할 것이다. 전문적인 능력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아가는데 어떻게 남성들이 여성을 차별하고 무시할 수 있겠는가?

지금까지 여성이 차별을 받은 이유 중에 가장 큰 이유는 우리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자기 계발에 다소 소홀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진정으로 양성이 평등한 사회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차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 여성들이 자신의 능력을 기르는데 남성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학교공부 뿐만 아니라 특기적성을 기르는 데에도 남학생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내가 무시당하지 않고 존경받기 위해서는 나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여 하루하루 나의 능력을 기르고 쌓아갈 것이다.

양성평등은 한 쪽에서만 주장하고 노력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남성과 여성 다 같이 노력하고 개선해야될 문제이다.

하지만 양성 중에서 차별을 받고 있는 쪽인 우리 여학생과 여성들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말로만 양성평등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양성평등을 위해 과감하게 옛날 사고방식을 깨뜨리고 새로운 사고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그 생각을 바탕으로 자기의 능력을 계발하고 신장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런 노력들이 모여지고 쌓여질 때 진정한 양성평등이 이루어지리라 생각한다. 우리들의 이런 노력들이 이 사회를 개선시키고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불만들도 없앨 수 있는 진정한 양성평등의 길로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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