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인으로 산다는 것'
'예천인으로 산다는 것'
  • 예천신문
  • 승인 2011.07.06 17: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 예 희 (예천교육장)
예천 땅을 밟고 예천 음식을 먹고 예천 단물로 몸을 씻으며 예천인으로 산 것이 바야흐로 열 달이 되었다. 기관장으로서 발령된 지역의 문화와 자연환경에 생각과 마음을 묻고 살아간다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다. 늘 가슴 설레고 호기심에 가득 찬 일상의 연속이다. 그래서 즐겁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명물은 석송령(石松靈)이다. 천연기념물로 명성이 전국에 펴져 있는 소나무. 수령 6백여 년, 높이 12m, 나무둘레 4.2m, 그늘면적 3백24평, 재산을 가진 소나무이기에 당연히 세금을 내고 있다는 스토리가 너무 멋지다.

부임한 후 곧바로 내 집무실에 대형 사진을 걸었다. 석송령과 함께 호흡하며 그 정기를 받고 산다. 공직자로서 국민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법적인 의무 가운데 가장 소중한 것이 청렴과 정직이라고 믿고 있다.
석송령이 지닌 대쪽 같은 기품을 바라보며 날마다 인생 공부를 한다. 큰 스승을 모신 격이다. 그래서 예천인으로 산다는 것이 행복하다.

내가 꿈꾸는 예천교육은 학생들에게 삶의 힘을 북돋우어 주고 힘과 기백이 넘치는 생활인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최우선으로 학력이 우수한 인재를 기르는 것이요, 그 다음은 강한 정신력과 체력을 지닌 건강인, 그림을 그리고 서예를 즐기며, 춤추고 노래하며, 운동에 반하여 생활체육에 빠지고, 도서관을 찾아 책을 읽는 사람으로 기르는 것이다. 즉 문화와 예술을 사랑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이는 재능도 함께 학습시키는 것이다. 학교마다 학교장 중심으로 창의적인 교육과정 운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매주 홍보자료가 봇물을 이루어 그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그래서 예천 교육가족과 함께 희망교육을 실현해 나가는 것이 참으로 행복하다. 예천은 보물창고다. 곳곳에 유적지가 널려 있다. 효자 도시복 선생의 효 테마공원과 정탁 대감의 정충사에는 충효의 얼이 살아 있다. 삼강 주막, 회룡포의 아름다운 풍광은 자랑거리다.

주말에 관광객이 붐빈다. 금당실 문화마을에는 휴가철에 제주도에서도 가족단위로 체험학습을 하기 위해 찾아온다. 현재 농촌 유학을 온 학생이 용문초등학교에 14명이다.

서울, 인천, 대구, 부산 등 대도시에서 1년 단위로 정해 농촌 유학을 신청하는 학생과 부모들이 줄을 잇는다. 유럽 각국에서는 양궁 전지훈련 장소로 예천을 지목하여 찾아온다. 예천교 조형물의 오색찬란한 자태는 밤을 기다리게 만든다. 그래서 예천인으로 살아보는 하루하루가 매우 자랑스럽다.

이제 남은 임기를 생각하면 시간이 금 쪽 같다. 나는 아침마다 희망의 일기를 쓰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자구책이다. 고요한 새벽에 아이디어를 찾아 생각의 여행을 한다.

학부모들이 신뢰할 수 있는 행복한 학교경영을 위해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 그 역할을 고민한다. 내 승용차 휘발유는 의도적으로 십중팔구 예천에서 주유한다. 예천의 맑은 공기를 호흡하는 데 대한 최소한의 애정 표시이다.

정기 인사 때에 승진하고 영전한 후배들을 축하하기 위해 예천농협에서 `옹골진 쌀'을 구매하여 선물했다. 어느 새 예천을 선전하는 홍보대사가 되어 있는 나를 발견한다. 왜냐 하면 예천에 근무하는 동안은 예천인의 혼을 지니고 살아야 한다는 내 마음의 다짐이 서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즐겁고 행복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