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준 시인 시집 '편백나무 숲에서' 펴내
정유준 시인 시집 '편백나무 숲에서' 펴내
  • 예천신문
  • 승인 2011.12.0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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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준(64·용문면 출생) 시인이 일곱 번째 시집 「편백나무 숲에서」(시문학사 刊)를 펴냈다. 불어 시집으로 프랑스에서도 잘 알려진 시인의 이번 시집은 ‘산길을 가다’, ‘잠에 대하여’, ‘편백나무 숲에서’를 3부로 나눠 63편을 펼쳐놓았다.

그리고 그의 문학 스승인 문덕수 시인이 서문을, 저자가 자전적인 형태로 자작시 해설을 달아 틀을 꾸몄다. ‘잠에 대하여’는 사업상 부도를 맞아 견디기 힘든 시기에 자신을 구원해준 시편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어려운 현실에서 시인에게 하루를 마감하고 다가드는 밤과 잠과 그리고 꿈과 아침은 휴식과 희망이 아니라 고통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산길을 가다'에서는 저자가 문학을 하면서, 또 산에 오르면서 문학생활과 또 다른 한 녘의 세상을 살아오면서 만났던 사람과 사물에 대하여 시인만이 가지고 있는 돋보기로 들여다보고 있다.

아직도 주위에 머물고 있는 사람에게, 또 이미 곁에서 떠난 사람과 사물에게도 그것이 새로운 이미지로 정착된다. 작가들이 일상생활에서 글 쓰는 시간이 많지만, 본인의 내조자에 대한 글은 대단히 인색한 편이다. 요컨대 쑥스럽다는 얘기다.

에둘러서 얘기하면 이는 필시 글을 쓸 때는 평정심을 가져야 하는데, 아내에 관한 글은 항상 감정이 앞서 간다는 뜻일 게다.

그럼에도 정유준 시인은 이미 그림으로 자기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부인 허봉선 여사에 대하여 `아내는/ 올 것이 왔다고 괴로워한다/ 있을 것이 없다고 침울해 한다/ 첫 꽃눈 틔울 때 설렘 그대로/ 떨어지는 꽃잎에 눈물짓는다// 아내여/ 꽃의 의미는 마음속에 있는 것/ 있어서 좋고 이제는 없어도 무방한 것/ 보이지 않아도 느낄 수 없어도/ 그대의 씨방에는 사랑의 꽃이 피나니(산길을 가다 14-여여(如如) 허봉선) 라고 쓰고 있다.

정유준 시인은 서문에서 “읽고 쓰는 일이 관심 밖인 시대에 그래도, 詩는 나의 구원이었기에 힘들었던 순간에도 놓지 않았다. 엮고 보니 모자라기가 여전하다. 작품의 모티브를 후기에 적으며 메마른 詩의 밭을 다시 일구는 부지런한 농부의 언어를 꿈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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