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 제주도여행 보내주기 사업 동참을…'
'중증장애인 제주도여행 보내주기 사업 동참을…'
  • 백승학 기자
  • 승인 2012.04.0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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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심광장

◇ 백 승 학 (예천신문 기자)
세상을 살면서 ‘사회적 약자’, 그 중에서도 지역에 거주하는 중증장애인들의 삶에 대해 관심을 가져본 적이 별로 없다.

왜냐면 나는 지금 중증장애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나와 다른 그들을 이해하기 보다는 별개의 존재로 여기고 나만 좋으면 된다는 약간은 이기적인 생각으로 앞만 보고 숨가쁘게 달려왔다.

그러나 신문기자라는 직업 때문에 예천군장애인협회에서 주최하는 각종 행사를 취재하면서 장애인에 대해 이제껏 가지고 있던 생각이 얼마나 편협된 것인지 비로소 알게 됐다.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려고 노력하는 모습들, 얼굴에 스치는 맑고 밝은 미소, 넘어질 듯 비틀거리는 모습으로 조용히 다가와 손을 잡고 연신 감사의 인사를 하는 모습들을 보고 느끼며, 서로를 알아갈수록 미안함과 함께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것은 바로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부끄러움이었다.
언제나 글로 말로 ‘더불어 사는 삶’을 얘기하면서도 그 테두리 안에 중증장애인도 있었다는 사실을 잊고 살았다.

현재 관내 등록 장애인은 전체 군민의 10% 정도인 약 4천8백여명 정도. 이 가운데 중증(1, 2급) 장애인은 약 1천2백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군민의 일원이면서도 전혀 다른 세상의 사람들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의 중증장애인들이 집안에서만 생활하며, 경제활동은 꿈도 꾸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고 있다.

이들의 소원은 비행기를 타고 쪽빛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진 제주도를 가는 것이라고 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나 자신과 가족이 아니라 타인의 행복을 위해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 끝에 생각한 것이 ‘중증장애인 제주도 여행보내기 모금사업’이었다.

하지만 10년의 결혼생활 동안 가족들을 위해 무엇하나 변변히 해주지 못한 가난한 가장으로서 꿈꾸기에는 염치없는 일이었다. 또한 기자라는 직업이 가져올 오해를 생각하고 용기를 얻는데 무려 1년 동안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어느 날 아내에게 속에 담아둔 얘기를 털어 놓았다. 한치의 망설임없이 내놓은 1백만원의 후원금, 싸구려 청바지 한 장을 사는 데도 일주일 넘게 고민하는 아내의 지원에 힘을 얻었으며, ‘한 번 해보자’는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

그때부터 일하는 틈틈이 발품을 팔며, 지역의 선후배들과 지인들을 만나 조금씩 도움을 받으면서 처음으로 신문기자라는 직업에서 오는 답답함을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기쁨을 느꼈으며, 세상이 생각보다 따뜻하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됐다.
무엇보다 사업취지를 알고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한 예천군장애인협회 이완희 회장의 장애인사랑에 다시 한 번 큰 감명을 받았다.

처음 마음먹은 중증장애인 40명의 1박 2일 여행경비 1천만원을 모으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지만 더 이상의 망설임은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작은 시내가 모여 강이 되고 바다가 되듯이 언젠가 꼭 소망한 일이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끝으로 사회적 약자가 올바른 대우를 받을 때 나머지 사회구성원 역시 바른 대우를 받을 가능성이 그만큼 더 높아진다는 사실을 모두가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지역 중증장애인들에게 1박 2일의 행복을 선물하실 분들을 기다립니다.(농협 301-0100-3496-11 / 예금주 예천군장애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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