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중 가장 바쁜 시기
일년 중 가장 바쁜 시기
  • 예천신문
  • 승인 2012.08.23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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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세시풍속'

◇ 정 희 융 (예천문화원장)
●세시풍속 이야기(55)

올해에 장마가 늦게 도착하여 농작물에 많은 피해를 주었고 충청남도 일부에서는 저수지조차 말라 모내기도 못한 실정이었다.

5월은 중하(仲夏), 오월(午月) 포월(蒲月)로도 부른다. 이 달에는 망종(芒種)과 하지(夏至)절기가 있고 단오(端午)가 있다.

5월 초순 보리와 밀을 수확하고 가을 보리를 벤 다음에는 콩을 심고, 고구마 줄기를 끊어 밭에 심는다. 중순부터 모내기를 시작하는데 모심기 전에 마늘, 쪽파, 양파, 감자 등을 수확한다.

모내기철에 비가 오지 않으면 기우제(祈雨祭)를 지낸다. 어촌에서는 멸치어장이 형성되면 어로작업에 들어가고 조기잡이와 성게잡이를 시작한다.

5월은 양기(陽氣)가 왕성하므로 역동적(力動的)인 축제나 다방면의 행사도 많지만 잡귀, 잡신과 병이 창궐하는 계절이므로 다양한 금기(禁忌)나 이방, 점복(占卜) 풍속도 많다.

24절기의 망종이란 벼, 보리 같은 수염이 있는 까끄라기 곡식의 종자를 거두고 뿌려야 할 적당한 시기라는 뜻이다.

그래서 ‘보리는 익어서 먹게 되고 볏모는 자라서 심게 되니 망종이라. 햇보리를 먹을 수 있다’는 계절이다.

남쪽에서는 이때가 ‘발등에 오줌 싼다’라고 할 만큼 일년 중 가장 바쁜 시기이다. 하지는 북반구에서 낮이 가장 길며 정오의 태양 높이도 가장 높고 일조시간과 일사량도 가장 많은 날이다. 5월의 세시풍속 중 단오절은 전통명절로서 오랜 옛날부터 성대히 맞이하였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봄파종을 끝마친 5월 초에는 그해의 풍년을 맞이하기 위하여 거족적(擧族的) 대제전을 거행하고 음주가무(飮酒歌舞)를 하면서 즐겁게 놀았다. 여자는 그네, 남자는 씨름을 하고 여울에 밥을 뿌려 용신(龍神)을 대접하는 행사를 올렸다.

단옷날 약쑥을 뜯어 해지기 전에 말린 다음 밤이슬을 맞혀 달여 먹으면 속앓이 병이 들지 않는다고 하며, 창포나 쑥을 달여 머리를 감으면 비듬이 없어진다고도 하였다.

또 익모초(益母草)에 밤, 대추를 넣어 삶아 먹으면 한 해 동안 신병(身病)이 없으며 여자의 경우 익모초탕을 먹으면 불임과 수족냉증을 치료할 수 있고 더위 먹은 데도 특효가 있다 하였다.

단오에 도장을 만들어두면 좋다고 하여 모과나무나 대추나무의 마른 둥치를 구해서 도장을 판다. 특히 관운(官運)을 바라는 사람들은 모과나무를 재료로 하여 도장을 팠다.

5월 풍속 중에는 점(占)을 치는 일이 많았다. 단오날 그네줄에 물이 흐르면 흉년이요, 맑으면 풍년 든다고 하였다. 이와 반대 되는 이야기도 있다. 5월 10일에 내리는 비를 태종우(太宗雨)라 하는데 비가 내리면 그해 농사는 잘 된다고 하였다.

고양이가 새끼를 많이 낳으면 장마가 지고 적게 낳으면 장마가 덜 진다고 여긴다. 또 높운 곳에서 새끼를 낳으면 장마가 많이 진다고도 하였다. 큰물이 지면 낮은 곳은 새끼가 위험하므로 높은 곳에 새끼를 낳는다고 예견하는 것이다.

금기 사항으로 단옷날은 만물의 모든 기운이 치솟아 오르는 혈기 왕성한 때이므로 부부관계를 하는 것은 위험하여 이날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에게 해롭다하여 내다버리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현대 세시 풍속으로도 양 5월에는 성년의 날, 스승의 날, 어버이 날, 어린이날 등 가정의 달 행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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