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번호: 1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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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천신문
  • 승인 1999.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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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1 : 사람이 그립다
호수번호 : 8991
내용 : 부질없는 일에 집착하시는
어머니의 그런 심정을 나는 안다.
이 땅을 지키는 일이
당신의 사랑이 아니고서는
지킬 수 없다는
신앙 같은 삶을
눈물로도 갚을 수 없다.
몇 번의 봄이 더 기다려 줄지
허기진 시절을 향해 흔드는
야위고 거칠어진 손등
아파트 창밖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흐린 눈.
이제 고향은 마음 속에만 있는 것
텃밭에 개망초도 어쩌지 못한다.
가지 휘도록 튼실한 뒤뜰 감나무야
붉다가 까치밥이면 족하고
한겨울 동그마한 댓돌 햇살이야
바람이 와서 놀다 가면 되는 것을
`바빠서 고향 갈 시간 없지?'
어머니 그런 심정을 나는 안다.
고향이 그리워서가 아니라
사람이 그리워서라는 것을.

<정유준 시인, 용문면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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