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시
햇살을 바람을 연인으로 둔 고산식물처럼
바람과 햇살의 연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루 안쪽까지 들어온 햇살에
달팽이처럼 몸을 밀어 넣고 잠깐 졸았지
몸이 무럽다는 느낌
몸에서 흰 파뿌리처럼 포자가 뻗어 나오는 꿈
허물 벗듯 나를 벗고
초원을 향해 거침없이 뻗어갔지
바람의 푸른 바다에 풀어놓은 밀치떼의 몸짓
그 밀치떼의 몸짓을 닮은 햇살과 엉겨
몸을 섞었지 그리고
나를 열고 나온 쑥부쟁이들 평야를 이루었지
너는 제발 잊어줘
휘청거리는 밤의 거리를
여자를 안았던 감촉을
잊고 내 꿈에 대해 귀 기울여줘
◇ 박명희
·예천읍 대심1길
·한내 글모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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