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녀석이 우리집에 온 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난 벌써 이 녀석과 친구가 되어 아주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나에게 돈이 생기면 나는 제일 먼저 돼지 친구에게 나누어 준다.
가을 운동회 때 나는 할머니와 친척 아주머니께 꽤 많은 액수의 돈을 얻게 되었다.
학교 앞 상점에서는 우리의 마음을 홀릴 준비를 단단히 한 장난감들이 즐비하게 쌓여 있었다.
난 도저히 그 유혹을 뿌리칠 수가 없었다. 가격이 만만치 않았지만 난 기어코 장난감을 사고 말았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후회가 된다.
그 돈을 돼지에게 주었다면 살이 통통하게 쪘을 텐데….
난 참을성이 부족해서 큰일이다. 이런 나를 돼지 친구가 안다면 얼마나 한심하게 생각할까?
이제부터라도 저축을 생활화하여 돼지를 기쁘게 해 주어야 겠다. 먹이를 줄 때마다 큰 입을 벌리고 꿀꿀거릴 돼지를 생각하니 저절로 웃음이 난다.
내가 먹고 싶은 것도 참고, 사고 싶은 장난감도 사지 않고 참으며 저축을 열심히 하면 우리나라도 부자 나라가 될 것이며, 나 또한 나중에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돼지가 통통하게 살이 쪘을 때를 생각하며 나는 오늘도 동전을 모아 돼지에게 먹이로 주고 있다.
<권미섭, 동부초등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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