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1 : 교무실에서
호수번호 : 9034내용 : 이젠 잊혀진 들풀의 이름
애써 기억해 내려 한다
시월도 다 가는
가을날 오후
비스듬한 햇살 받고 선
정발 장군의 눈빛을 생각한다
아이들은 오늘도
숨도 안 쉬고 금맥을 캐고 있는데
나는 자꾸
구절초가 만발한
지리산 임걸령 이야길 들려주고 싶다
있어야 할 것은 없고
있어서는 안 되는 것들만 온 천지를 덮어
시나브로 느끼는 어지럼증
사람들이 남긴
지나온 시간의 발자국 가끔씩 더듬으며
긴 한숨 뱉아내고 고개 떨구었지만
요즘같이
가슴 아파 본 적은 없다
그래도 나는
몇 날을 두고 다시 찾아낸 들꽃 이름
세월이 겹겹이 쌓여도 변함없는 장군의 눈빛
아이들에게 마음 속 깊이 간직하도록
말해 봐야지
<장영희 부산 데레사여고 교사>
'시와 시론'을 통해 등단, '2000년대 문학지평' 동인
부산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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