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 송이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 송이
  • 예천신문
  • 승인 2018.09.0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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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영 환   
·이학박사
  ·전 군산림조합 상무

 

유래 없는 폭염과 가뭄 뒤에 내리는 비는 모든 생명에게 주어지는 하나의 생명수와 같다.

이맘 때가 되면 많은 비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송이생산자들이다.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인 송이버섯을 깨우기 위해서는 적당량의 비가 반드시 필요하니 기다릴 수밖에 없다.

"진시황은 불로초를 얻어 영원히 살고자 동남동녀 3천 명을 선발하여 술사 서복과 함께 동쪽으로 보냈다."

사마천의 '사기'에는 영생불사를 꿈꾼 진시황의 얘기를 이처럼 적고 있다. "온갖 귀한 음식을 먹고도 50세에 생을 마친 진시황보다 불로초를 찾으러 돌아다녔던 신하들이 운동효과로 더 오래 살았다"는 해학적인 얘기다.

아무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신비의 풀'이 우리 인간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분명하다.

인간을 늙지 않게 한다는 불로초는 실제로 어떤 식물을 가리키는 것일까? 사람들은 산삼이나 영지 등을 곧 신령스러운 버섯으로 꼽는다.

진시황이 사람을 보냈다는 동방의 터주인 우리 민족은 인삼 외에도 버섯을 즐겨 먹었다.

버섯 중에서도 능이, 표고, 송이버섯을 특히 좋아하여 기능과 용도에 따라서 그 인기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이 중에 표고버섯은 인공재배가 가능하여 어느 때나 먹을 수 있지만 능이버섯과 송이버섯은 생산 시기가 정해져 있어 매년 그 채취시기를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기다린다고 반드시 먹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자연이 허락하지 않으면 생산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송이버섯은 소나무와 영양분을 공유한다. 또 능이버섯은 참나무와 영양분을 공유한다. 따라서 송이버섯은 반드시 소나무류 아래서 자라며, 능이버섯은 반드시 참나무류 아래서만 자란다. 이들 버섯의 인공재배가 어려운 이유도 살아있는 나무뿌리로부터 영양분을 얻고 주는 공생관계에 대한 확실한 연구 결과가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공재배가 불가능한 능이버섯과 함께 송이버섯은 '신선의 음식'이라 불릴 정도로 귀하다.

조선 세조 때 매월당 김시습은 경주 용장사에 살면서 "고운 몸은 아직도 송화 향기 띠고 있네/희고 짜게 볶아내니 빛과 맞이 아름다워라" 라고 송이 예찬시를 쓸 정도였다. 주로 추석 무렵 소나무 숲에서 자라는 송이는 백두대간인 함경도 칠보산과 경북북부 및 강원 영동지방이 주산지다.

송이는 일본인들이 특히 좋아한다. "바다에는 청어, 땅에는 송이"라고 송이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는 일본인들은 송이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가지는데, 그 이유는 "1945년 8월 9일 일본 항구도시 나가사키 상공에서 투하된 핵폭탄의 음위(淫威)를 꿋꿋이 이겨낸 하나의 생명을 보았는데. 경이로움에 넘친 일본사람들은 이 식물을 신균(神菌)이라 지칭하였다" 그 식물이 바로 송이버섯이다. 따라서 핵으로부터 생명을 유지한 송이버섯이 일본인들을 송이버섯의 환상에 빠져들게 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일본인 못지않게 송이버섯을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송이버섯과는 전혀 관련 없는 다른 버섯을 이용해 송이버섯이 인공재배 되었다는 소식들이 종종 보도되지만 모두 사실이 아니다.

이는 단지 버섯을 판매하는 사람들이 송이라는 이미지를 이용해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상술이다. 위대한 자연은 아직도 우리 인간에게 신비한 송이버섯의 비밀을 내어주지 않고 있다.

이 세상에 불로초란 없다. 그러나 송이버섯 철에 들려오는 송이의 다양한 효과에 대한 애호가들의 예찬은 분명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은 불로초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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