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농법으로 직접 재배한 쌈 채소 사용
자연농법으로 직접 재배한 쌈 채소 사용
  • 예천신문
  • 승인 2018.09.1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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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명면 오천리 '윤훈식 농가쌈밥'
따끈한 집밥 생각나게 하는 식당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신도시를 벗어나 호명면사무소가 소재한 오천리에는 쌈밥집이 하나 있다. 맑은 하늘과 야트막한 산이 어우러진 동네에 아담하게 지어진 건물로 들어서면 맛있는 집밥 냄새가 찾아오는 객을 반긴다. 윤훈식 농가쌈밥(호명면 호명로 557-7)을 운영하는 윤훈식(개포면 경진리 출생) 씨는 귀농 17년 차에 접어드는 농군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입사한 것으로 시작해 농산물유통업에 잔뼈가 굵은 윤씨는 수십 년간 일하던 농산물유통업을 정리하고 고향인 예천으로 돌아왔다.

◇윤훈식 대표.

 

상추에 관심이 많았던 윤씨는 전문가까지 초빙해서 농사를 배우며 귀농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도시생활과는 다르게 농사라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한창 어려울 때는 끼니를 때울 땟거리가 없을 정도로 도시생활에서 모은 돈을 까먹으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렇게 5~6년의 세월을 견뎌내며 상추와 쌈 채소에 정성을 쏟아 노하우를 습득해가고 배우며 차근차근 자신만의 자연농법을 개발해낸 윤씨.

농산물에 자신감이 생기고 인터넷 판매 등 판로를 개척하면서 형편이 많이 나아진 윤 씨는 힘들게 재배한 농산물이 가격 변동에 따라 헐값에 넘어가거나 지나치게 가격이 높아져서 투기가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 유통구조 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그렇게 문을 연 곳이 바로 자신의 이름을 딴 '윤훈식농가쌈밥'. 식당으로 들어서는 길에 아기자기한 화분들을 테라스에 배치하고 가게 안을 깔끔하게 정리해놓은 것에서 윤씨의 섬세함이 묻어나온다. 아기자기한 그릇에 갖가지 반찬과 쌈을 싸먹을 수 있도록 준비된 돼지고기볶음은 살짝 매콤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일반 식당에서 조미료를 써서 만드는 것과는 확실한 차이가 난다. 어릴 적 먹던 엄마의 손맛을 떠올리며 요리를 한다는 윤씨의 말이 와 닿는 맛이다. 우렁이강된장과 주꾸미볶음도 깊은 맛과 달달한 매콤함을 서로 자랑하며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게 한다. 윤씨가 직접 재배한 쌈 채소를 한 움큼 집어 고기며 강된장과 주꾸미를 모두 넣고 마늘을 얹어 한입에 넣어 삼키면 입안에서 오케스트라 연주가 일어난다.

▲호명면 오천리 윤훈식 농가쌈밥집의 쌈밥 정식.

 

윤훈식 씨의 쌈 채소는 쌈 채소 특유의 뒤에서 일어나는 쓴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평소 채소를 즐기지 않는 사람도 쌈을 싸서 먹고 싶은 마음을 일어나게 한다. 지금 한창 씨를 뿌리고 재배하는 중이라 마음보다 준비가 덜 되어있다는 쌈 채소의 양을 보니, 본격적으로 쌈 채소가 나오는 10월에 방문하면 얼마나 많은 채소를 먹을 수 있을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자연농법으로 재배해 오히려 벌레가 한입 물고 간 자국이 남아 있는 채소는 먹고 난 뒤에도 배가 불편하지 않다. 직접 지은 농산물을 인터넷과 납품 등 판로개척을 통해 판매하고, 직접 운영하는 식당을 통해 소개하며 수익도 벌어들이는 윤훈식 씨의 방식은 6차 산업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어야 할지를 고민하게 한다.

 

"농사 짓는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자는 말을 주방에 붙여 놓고 있습니다. 손님이 너무 많으면 제가 처음 생각한 그 맛을 낼 수 없을까 봐 요즘은 하루 받는 손님을 한정할까 고민 중입니다"라는 윤씨의 말에서 우직한 농사꾼의 거짓 없는 진실성이 집밥 생각나게 하는 식당의 비결임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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