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고향의 입체좌표
그리운 고향의 입체좌표
  • 예천신문
  • 승인 2003.03.0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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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새로운 소망과 훈풍을 품고 나서자마자 새 봄이 성큼 다가서고 있다.
지금 우리는 디지털시대 문안에 들어서 있다. 디지털 영역은 끝이 없을 것 같다는 중국의 중원천지보다도 더 크다.

초고속인터넷(ADSL), MP3플레이어 등 생각지도 못했던 신기술, 신제품이 속속 시장에 선을 뵈고 있다. 더욱 새로운 전자기기의 이름은 영어 문자로 만들어져, 새로운 문명에 와 있음을 저절로 절감케 한다.
과거 산업화시대는 유선전화나 전구 등 주로 유선기술이 주축을 이루었음에 비해 정보화시대는 휴대폰, 멀티미디어 등 무선기술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다.

눈에 보이는 물질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 전파로 바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수많은 전파에 둘러싸여 생활하고 있다.
특히, 정보화시대의 정보기술(IT) 변화 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정보기술의 속도를 좌표의 수직선에 놓는다면, 위쪽으로 힘차게 올라가고 있다. 얼마나 빠르게 속도를 내느냐하면, 갓 나온 기술도 구형이 될 정도라 할 수 있다.

새롭게 개발된 디지털기술을 가지고 바깥에 나가보니, 시장으로 가는 차는 벌써 저만큼 떠나가고 있는 것이다. 차가 남긴 먼지더미 속에서 망연자실할 뿐이다. 순식간에 머리속의 장밋빛 꿈이 현실에서 일장춘몽으로 변해 버렸다.
다른 한편, 전자기기로 표시되는 수평좌표도 나날이 팽창하고 있다.

정보기술의 발전은 생산라인을 보다 대규모화시키고, 단일 기능에서 다기능으로 변모시키고 있는 것이다. 비디오(VCR)가 고화질을 생성하는 DVD플레이어와 묶여 복합비디오로 출시되어, 국내외에서 크게 히트를 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단일 기능을 가진 비디오는 급격히 퇴조되고 있다. 휴대폰의 경우도 카메라와 결합하고 캠코더폰도 공급되고 있다.

나아가, 방송과 통신이 합쳐지고, 음성, 영상, 자료가 결합되는 등 기술에 있어서도 디지털 융합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시장에서 하나의 기능을 가진 기술이나 제품은 더 이상 히트하기 어렵게 되어버렸고, 메이커들도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응하여 복합형 제품의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수직, 수평좌표의 확장은 국내외 좌표의 통합을 초래하게 만든다. 국내시장과 세계시장구별이 무의미해졌고, 지역적 경쟁력이 기업의 번창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하는 글로벌사회가 전개되고 있다.
로컬기업에게 살아남기 어려운 여건이 닥친 것이다. 로컬의 특색을 살리면서 글로벌 전략을 추진하는 퓨전적인 서바이벌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수직축에다 속도, 수평축에다 복합 전자기기를 표시한다면 좌표는 우상방으로 증가할 것이다. 여기에다 전통적인 경제학에서 사용하는 제3의 입체축을 가격으로 표시하면, 디지털제품의 가격 움직임을 즉시 알아볼 수 있게 된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제품의 생산량을 크게 늘려 시장에서 공급을 넘치게 만든다. 공급과잉은 가격선을 아래로 끌어내린다.

최근 디지털 신제품의 가격이 출시하자마자 대폭 떨어지는 현상과 일치하는 것이다. 디지털기술은 대량 생산을 용이하게 하면서, 가격의 하락이 하락을 부르는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가격법칙은 자원이 유한한 어느 사회, 어느 시대에도 통용되는 경제원리이다. 인터넷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하여 종래의 수확체감의 법칙이 사라지고 수확체증의 법칙만이 살 고 있는 신경제, 신천지가 도래하였다고 얼마 전 자만한 적이 있었다. 일정한 논에 적정한 인력 이상을 투입하면 오히려 혼잡하게 되어, 1인당 수확이 전보다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 수확체감의 한 예이다.

초기 인터넷의 프리 서비스에 맛이 든 네티즌들은 이제 유료화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는 사업을 수행할 수 없게 되었다. 미끼에 걸려든 참새꼴이다.

시대의 중심에 있는 정보기술의 좌표처럼 우리 고향의 좌표가 어디쯤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수직축, 수평축, 입체축에서 좌표공간의 위상을 그려볼 수 있다. 우리 고향은 인구가 크게 줄고 있는 반면 예산은 늘어나고 있다.

우상방으로만 성장하기 어려운 좌표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고향의 좌표를 읽을 때 나라의 좌표, 세계의 좌표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입체적 공간좌표에서는 소득, 기술, 인구 등을 함께 생각할 수 있다.
이차원에서 다차원으로 숭화된 입체좌표는 여러 가지 요인이 골고루 감안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좌표사회에서 이미 깊숙하게 살아가고 있는 이상, 우상방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지혜의 도출이 요청되고 있다.
유구한 세월 속에서 기본적 포인트가 변화하여 왔듯이, 시대의 도도한 흐름을 서핑할 수 있는 우리들 그리운 고향의 입체적 좌표가 정립, 발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윤동훈, 예천읍 출생, 한국재정정책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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