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에게는 터미널이 없다' 펴내
'고래에게는 터미널이 없다' 펴내
  • 예천신문
  • 승인 2020.02.18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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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면 출생 권영해 시인 세 번째 시집

 

▲권영해
▲권영해

'고래 바다 여행선을 타면/그를 꼭 만나야 한다고 기대하지 마라/ 그건 욕심이다// 향유고래를 만나러 가는 일은/ 고달프고 지친 몸을/ 잠시 오아시스에 뉘는 것과 같은 것/ 세찬 모래바람 속을 터벅터벅 걸어가는/ 외로운 낙타처럼/ 고래는 거친 세파를 헤치고 유영하는/ 한 떨기 그리움일 뿐이다// 너무 서두르지 마라/ 고래는 절대/ 한곳에 머물지 않는다//일렁이는 파도의 속달에는…'(시 '고래에게는 터미널이 없다'중에서)
용문면 제곡리(작은 맛질) 태생의 권영해 시인이 세 번째 시집 『고래에게는 터미널이 없다』(시와 표현)를 냈다.
두 번째 시집 『봄은 경력사원』 발표이후 6년만이다.
시집은 1부 '흔적기관', 2부 '혜국사에 절 한 채 짓기', 3부 '포정의 시론', 4부 '반복은 미덕이 아니다' 등 총 4부로 묶었다.
구모룡(한국해양대 교수) 문학평론가는 "시인은 스쳐 지나가는 사물과 현상들에서 가치를 발견하는 일은 삶을 매우 구체적으로 지각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환상을 좇는 사람들의 욕망이 고래를 만든다"며 "특히, 표제시 '고래에게는 터미널이 없다'에서 시인은 모래 위의 신기루와 같은 고래의 존재를 상정하고 바다를 사막과 병치함으로써 사람들이 품은 욕망의 허망함을 두드러지게 전경화한다"고 평했다.
권영해 시인은 '작가의 말'을 통해 "어눌한 생각을 서책으로 엮어내는 작업이 가공되지 않은 풀뿌리를 곱씹어 보는 행위와 유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대중을 교화하는 고승의 오묘한 법문이나 명망 있는 철학자의 잠언을 흉내 내지 못한다"며 "단지 사람살이의 단편조각들을 가슴속에 흘러가는 문장으로 여과해 기록할 뿐이니 독자들은 단 것은 단맛대로 쓴 것을 쓴맛대로 음미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경북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권영해 시인은 김춘수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시문학'을 통해 문단에 나와 울산시인협회·문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시집으로 『유월에 대파꽃을 따다』, 『봄은 경력사원』이 있다.
현재 '수요시 포럼' 동인이며, 현대청운고 국어교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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