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길찾기 흔적 또렷
진정한 길찾기 흔적 또렷
  • 예천신문
  • 승인 2003.03.2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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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한다.
이 말은 이미 오래 전에 생긴 말이니 요즘은 10년이면 강산이 아니라 더한 것도 변하는 시대임이 분명할 것이다.
급변하는 이 시대에 창간 11주년을 맞은 예천신문에 대하여 축하를 넘어 머리가 숙연해진다.
교차로나 다름없는 타블로이드판 신문이 어떻게 11년이나 변함 없이 발행될 수 있었을까?

예천인구가 몇 명이나 된다고, 그깟 신문 몇 명이나 본다고….
빵빵한(?) 중앙지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 없는 작디 작은 시골에서 발행되는 그것도 일주일에 한 번 발행 되는데, 신문에 나오기 전 소문으로 이미 다 알고 있는데….
보리밥에 김치가 갑부에게는 하찮은 식사 일지언정 가난한 시골 농부에게는 그 같은 진수성찬은 없으리라.

작디 작은 소도시에서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기사거리를 찾아 예천군 11개면 구석구석을 얼마나 다녔을까?
우편값이나 되는지 되묻고 싶을 정도로 일년에 2만 5천원의 구독료가 종이값이나 되는지….
말로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멀리서도 눈에 보이듯 하는데 임직원들의 감회는 누가 말로 다할 수 있을까 짐작이 간다.

글쟁이의 고집을 꺾고 요즘의 시류에 따라 잘만(?) 하면 신문사 운영은 어렵지 않을 텐데 굳이 외곬로 고집을 하는 예천신문을 보면서 ‘아! 정말로 우매한 사람들만 모였는가 보다’ 라고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굴러가는 게 다행이다 싶었다.

변철남 발행인이 쓴 `창간 11주년 기념사'를 읽고 주위에 불리한 조건 밖에 없는 척박한 토지에서 예천신문이 11년이라는 세월 동안 살아 남을 수 밖에 없는 모습을 발견하고 `글쟁이'가 아니라 `언론인'이라는 진정한 모습을 발견하였다.

`원칙'과 `인간적 유대'의 공존!!
아리송한 말이 아닐 수 없다. 원칙이면 원칙이고 인간적 유대는 또 뭔지….
그러나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과 양심, 잘만 포장하면 금방은 넘어 갈 수 있는 기술, 팔만 뻗으면 손에 잡히는 타협 사이에서 얼마나 많은 고뇌와 번민 속에서도 진정한 길을 찾기 위해 노력했을까? 흔적이 너무나 또렷하다.

자그만 일에도 나에게 불리하면 매도하고, 나에게 이로우면 좋은 게 좋은거다라는 우리네 심성이 지역의 일꾼들에게는 그만큼 힘들 것이다.
한 다리 건너면 동문에 동창, 계원이고 두 다리 건너면 아재인데 원칙적인 입장에서 신문을 발행한다는 것은 아마도 짐작키 어려울 정도로 힘들었을 것이다.

발행인의 기념사처럼 예천신문 종사자들에게 또 다시 고행(苦行)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발행인의 요구는 흔한 `글쟁이'가 아닌 이 시대의 진정한 `언론인'으로서의 모습을 보게 하는 것 같다.
사자가 새끼를 키울 때 낭떠러지에서 떨어뜨려 살아난 새끼를 키운다는 말이 있듯이 직원을 아끼고 단련시키는 처절한 따스함을 느낄 수 있어 가슴이 뭉클해옴을 숨길 수 없다.
무어라고 형언할 수 없는 발행인의 힘을 느낀다.
중심을 잡지 않으면 흔들리게 마련인 법!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는 변함없는 예천신문을 기대해본다.
모든 신문이, 모든 방송이, 예천신문 발행인 만큼만 생각을 깊이 한다면 우리나라의 역사가, 정치가, 문화가, 지금과는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중심을 잡지 않으면 흔들리게 마련인 법!

앞으로도 변함없는 `원칙'과 `인간적 유대'의 사이에서 흔들림 없는 예천신문을 기대해본다.

<이인화, 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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