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예천국제스마트폰영화제를 돌아보며 ①
제2회 예천국제스마트폰영화제를 돌아보며 ①
  • 예천신문
  • 승인 2020.10.2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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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씨를 뿌린 영화제 '소비 아닌 참여의 축제'
'새로운 선택, 새로운 가능성'

현장의 왁자지껄한 분위기도, 야외 대형스크린에서의 상영도 없었지만 여운이 아직도 가시지 않는다.


심사위원장으로 수상자를 발표할 때의 흥분, 영상(줌 화상시스템)으로 만난 수상자들의 환호와 감동을 잊을 수 없다. 그래서 다시 한 번 가슴을 울린, 웃음이 절로 나오게 만든 작품들을 보게 된다.


코로나19로 어쩔 수 없이 개막식과 시상식을 비대면(줌 영상)으로 하고, 극장이 아닌 유투브스트리밍과 시네마버스킹으로 작품을 상영한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영화제야말로 이런 만남과 축제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여느 영화제와는 시작과 과정과 끝이 다르고, 또 달라야 하니까. 어쩌면 이번 제2회 예천국제스마트폰영화제가 그것을 가르쳐준 것은 아닐까. 어브노멀(abnormal, 비정상)이 아니라, 뉴 노멀(new nomal)이라는 것을.

이 작은 마을에서 국제영화제라니. 이미 수많은 지자체에서 경쟁적으로 영화제를 열고 있는 마당에 굳이 영화제를 시작한들 그게 고향에 무슨 도움이 되고 의미가 있나. 이렇게 생각을 한 주민들도 있었다.


'국제'로 하기에는 지역적, 환경적으로 제약이 있고, '스파트폰 영화'는 주민정서와 거리가 있어 보이니까.


전국 방방곡곡에서 온갖 이름으로 열리는 영화제를 보면 이런 우려와 회의를 가질 만도 했다. 이름만 달리했지 작품들을 마구 끌어 모아 상영하고, 비슷한 이벤트를 펼치는 영화제들. 국제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정도로 초라하거나 주민참여가 저조해 일회성 소비 잔치, 아니면 지자체의 생색내기와 업적과시용 행사. 그런 영화제라면 해야 할 이유가 없다. 국제도, 축제도 아니기 때문이다.


예천국제스마트폰영화제도 그것을 알고 있다. 늦게 출발하면서 다른 영화제들이 가고 있는 길을 따라가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그렇다면 아예 다른 길, 미래로 가자. 그것이 바로 모든 사람들의 손안에 있는, 생산과 유통과 소비가 공존하는 '스마트폰'이었다. 그 선택은 현명했으며 경계를 무너뜨린 영화제, 미래의 씨를 뿌리는 영화제, 단순한 소비가 아닌 참여의 축제가 됐다.


물론 처음부터 멋지게 회전과 착지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그릇만 바꾸었지 고정관념을 버리지 못해, 경험이 없어 그 안에 무엇을 담고, 그것을 어떻게 나누고 먹어야할지 잘 몰라 허둥댔다. 그러나 그런 시행착오는 한번이면 충분했다.


새로운 길에는 새로운 걸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어느 방향으로 걸어가면 보다 풍요로운 열매와 씨앗을 만날 수 있는지 알았다. 모두를 가두어버린 코로나19는 이 영화제에 '또 하나의 가능성''또 하나의 매력'을 맛보게 해주었다.


올해(제2회) 영화제는 그것만으로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참여편수가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5백29편이어서가 아니다. 출품작들의 수준이 확연히 높아졌기 때문도 아니다.


스마트폰이, 그것으로 자신과 세상 이야기를 담고, 그것을 통해 소통하고 공감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의미 있는 것인지 확인했다.


유치원 아이에서 7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그 축제의 마당에 기꺼이 참여하려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같은 공간에 함께 할 수는 없지만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에서건 영화제에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경험도 했다. 예천이 얼마나 아름답고 매력적인 곳인지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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