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의 농산물 이용한 다양한 종류의 부각 생산 //호명면 '서민프레시 김유진 대표'
예천의 농산물 이용한 다양한 종류의 부각 생산 //호명면 '서민프레시 김유진 대표'
  • 전동재
  • 승인 2021.10.14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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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보다 스낵 개념으로 부각 찾는 젊은 층 트렌드와 일치
귀농은 직접 몇 년 일해보는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
 ▲서민프레시 김유진 대표는 철저한 준비가 수반된 귀농귀촌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민프레시 김유진 대표는 철저한 준비가 수반된 귀농귀촌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늘어가는 빈집, 들리지 않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50~60대가 젊은 축에 드는 농촌의 현실 속에서 젊은 사람들의 귀농 귀촌은 무척 반갑다.

호명면 직산리 서민프레시 김유진(37) 대표는 남편 이승희 씨와 함께 '부각'을 생산, 유통하는 젊은 농업경영인으로, 예천에 자리 잡은 지 이제 8년 정도 된 반가운 귀농인이다.

"사업계획서를 들고 예천군청 농정과를 찾아가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도움을 부탁했습니다. 그때 고추 수매하러 다니던 곳에 있던 빈 건물을 연결해 주셔서 2014년에 오게 됐습니다."

김유진 대표는 엄마가 반찬가게에서 만들던 '부각'으로 사업을 준비하던 27살 때부터 예천으로 작물을 수매하러 다녔다. 하지만 농사경험 없는 젊은 여자가 농부들을 상대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당연히 어렵죠, 그런데 제가 사람들 대할 때 보기보다 굉장히 털털한데다, 사업 준비하면서 안동대 원예육종학과에 편입해 공부를 한 게 많이 도움이 됐습니다. 재배 방법이나 토양, 병 등 기본지식을 알고 있으니, 대화 물꼬를 트기도 쉽고, 농민들도 어린 친구가 이야기가 통하네, 하며 다시 보더라고요."

김유진 대표는 반찬으로 많이 먹는 김부각이나 다시마부각뿐 아니라 고추, 사과, 연근, 비트, 호박 등 예천의 다양한 농산물을 이용한 여러 종류의 부각을 생산하고 있다.
"예천이 대규모로 농사를 짓는 작물은 많이 없지만, 농산물이 거의 재배가 안 되는 게 없어요. 김이나 다시마를 빼고는 대부분의 제품을 예천에서 수급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부각 생산은 지역농가의 소득 향상에도 도움을 주면서 반찬보다는 스낵 개념으로 부각을 찾는 요즘 사람들의 트렌드와도 일치하고 있다.
"원재료를 그대로 이용해서 만드는 것이다 보니 아이들 간식으로 아주 좋습니다. 거기다 요즘은 '부맥'도 아주 인기가 많습니다. 가벼운 맥주 안주로 부각이 아주 잘 맞아요."
 

▲서민프레시에서 생산된 '부각'은 맥주 안주로도 인기가 많다.
▲서민프레시에서 생산된 '부각'은 맥주 안주로도 인기가 많다.

그동안은 주로 반제품 형태로 만들어 부각을 튀겨 파는 곳에 도매로 판매했지만, 이제는 완제품 형태로 소비자와 직접 만날 준비를 하고 있고, 미국으로 수출도 하게 됐다.

"지금도 매 순간이 고비이고 힘듭니다. 하지만 저는 시골이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골은 몸이 힘들어서 그렇지, 일손이 부족해 일을 찾으면 얼마든지 있고, 또 어른들이 고령화되면서 부치던 밭도 점점 내놓게 되고... 청년들이 대농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고소득 작물이나 수출주도형 작물로 선별해서 온다면 회사 다니는 것보다 나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절대 섣부른 귀농을 권하지는 않는다.

"농사든 사업이든 몸과 마음과 돈이 준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농사의 '농'자도 모르고 기사에 억대를 벌어요... 하는 것들만 보고 내려오면 결국 돌아가거나 생활고에 시달리게 됩니다. 농업은 씨 뿌리고 수확하기 전까지 중간에 수익이 나지 않습니다. 과수 같은 경우는 최소 몇 년이 지나야 소득이 나옵니다. 퇴직하고 내려오신 분들은 몰라도 아이가 있거나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는 분들은 그런 기간을 어떻게 견딜지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수익이 난다고 모두 억대를 버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김유진 대표는 차라리 땅도 사지 말라고 한다. "하고자 하는 작물을 재배하는 다른 사람들 밑에서 몇 년간 일해보길 권합니다. 충분히 일해 보며 수익성이나 시장성도 보고, 지리도 익숙해지면 그 뒤에 땅을 사도 늦지 않습니다."

물론 완벽한 준비는 없다. 하지만 준비한 만큼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 역시 강해질 것이라 믿는다. 김유진 대표처럼 준비된 많은 사람이 더 많이 예천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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