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 합니다(1)
죄송 합니다(1)
  • 예천신문
  • 승인 2003.04.2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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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와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참 오랜만에 들어본 이야기다.

얼마 전 목욕탕에 가서 샤워를 하고 있는 도중 한 청년이 어떻게 잘못해서 나를 쳤다. 고의가 아니고 손을 올리는 도중 잘못 스쳐 나를 쳤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분은 좋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 언짢은 얼굴로 옆을 보니 미안해서 어쩔 줄 모르고 죄송하다고 정중히 인사를 했다. 순간 아픈 곳은 간 곳 없고 그 청년이 훌륭하게 보이며 `어느 집안 자손인지 몰라도 가정교육을 정말 잘 받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어데요, 괜찮아요” 라고 말해주었다. 정말 예의바른 청년이란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목욕탕에서 일어난 일이 머리를 스쳐갔다.
아주 깨끗하고 기품이 있어 보이는 노인 한 분이 옆에서 떠들면서 수없이 비누칠하며 물을 틀어놓고 쌍소리와 주먹세계 이야기만 하는 젊은 친구를 보다 못해 “여보게! 젊은 사람, 자네 집이라면 물을 그렇게 틀어놓고 목욕을 할 수 있겠나” 하고 꾸짖고 또한 “상대방에게 혐오감을 줄 수 있느냐”고 따지자 “이 목욕탕이 영감님 목욕탕이야” 하며 별별 쌍소리를 다하며 행패를 부리던 꼴불견과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또한 담배문화도 정말 도덕성이 땅에 떨어진 것 같다.
얼마 전 나는 회사일로 서울을 갔다. 저녁에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이제 겨우 서른살 쯤 되어 보이는 거래처 직원이 한마디의 양해도 없이 스스럼 없게 담배 피우는 것을 보고 나는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참! 자유스러운 청년이구나. 내가 자란 환경에서는 감히 상상도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환경이 참 중요하다. 나는 비록 생활형편은 빈곤하였지만 가정교육은 철저히 받았으며 그런 행동은 나오지 않았을 것 같다.

요즘 젊은이들이 내가 이렇게 말하면 보수적이고 유교적인 고리타분한 사람이라고 욕할진 모르지만 그러나 엄한 가정에서 진실한 교육을 받은 자만이 부모님에게 욕을 먹이지 않을 것이다.
물질문명은 초고속으로 바뀌고, 자고 나면 달라지는데 무슨 소리냐 하지만 참된 가정에서 성장한 자만이 사회를 직시할 수 있을 것이다.

<정재균, 풍양면 출생, 경남섬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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