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읍 왕신리(샛고개)가 고향인 황금자 씨. 미국 이름은 KC Bertling(버틀링). 미국 앨라배마주 매디슨시에 사는 그녀가 최근 책을 펴냈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책 제목은 'A Chance to Be Born: My American Dream.'(태어나는 기회: 나의 아메리칸 드림) 하느님이 자신을 어떻게 지금의 자리에 있게 했는지……, 젊은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삶의 여정을 집필한 개인 회고록이다.
황금자(75·서부국민학교 졸업) 씨는 대여섯 살 무렵 인근 교회에서 옷 한 벌을 선물 받았다. 그 옷은 미국에서 온 것이었다.
"예쁜 옷을 시골에까지 보내주는 걸 보면 미국이 부자 나라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막연히 미국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황씨는 주한 미군과 결혼해 진짜 미국인이 됐다. 가난한 4남매 중 막내였던 그녀의 어린시절 꿈(?)이 이루어진 셈이다. 그녀는 결혼 2년 뒤 스물아홉 살 때 태평양 건너 미국에 둥지를 틀었다.
미국 우주미사일 방어사령부에서 군인 및 가족 프로그램 관리자로 15년을 근무한 뒤 2017년 퇴직했다.
지난 1992년 큰조카 결혼식 때 예천을 방문한 후로 아직 한 번도 고향 땅을 밟아보지 못했다. 벌써 30년 세월이 흘러간 것이다.
예천이 그리울 땐 인터넷으로 찾아보거나 가끔 둘째 올케언니와 전화 통화로 소식을 듣는 정도다.
황금자 씨는 3년째 '노스 앨라배마 참전용사 및 친목 단체 연합'의 회장을 맡고 있다.
참전용사, 노숙자, 여성, 어린이를 지원하는 참전용사 단체와 비 참전용사 단체 50여 개의 비영리 단체를 거느리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총 회원 수는 약 2천여 명에 이른다.
그녀는 또 남편과 함께 '레거시4 한국전 참전용사 재단'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올 여름이나 가을쯤엔 크리스천으로서의 믿음과 분투에 관한 책을 출판할 계획이다.
황금자 씨는 "산과 계곡뿐이던 예천에서 가난한 어린시절을 함께 보낸 임순연, 석국자·윤탁, 김명옥 등 여러 친구가 지금도 또렷이 생각난다"며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시면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된다"고 말했다.
◇웹사이트 www.legacy4koreanveterans.org;, www.navfoc.org;, www.kcbertli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