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가지 쌈과 즐기는 음식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아'///호명면 윤훈식농가쌈밥 본점 윤훈식 대표
20여 가지 쌈과 즐기는 음식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아'///호명면 윤훈식농가쌈밥 본점 윤훈식 대표
  • 전동재
  • 승인 2023.02.02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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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육볶음, 주꾸미 볶음 등 집밥처럼 만들어 인기 … 안동·영주·문경·도청신도시 등 가맹점 늘어

"처음 식당 문 열 때, 현수막도 걸지 않고 소문도 안 냈습니다. 경험도 없는데 한꺼번에 많이 올까 봐 겁이 나서요. 친한 사람들한테도 연락 안 했습니다."

한꺼번에 손님이 많이 올까봐 소문도 안내고 소심하게(?) 시작한 '윤훈식농가쌈밥'이 5년 만에 가게가 5개로 늘어날 만큼 찾아오는 손님이 많아졌다.

"쌈밥을 시작한 건 제가 20년 전 귀농을 하면서 쌈 채소 농사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제법 크게 했습니다. 만 평에 하우스 50동 지어놓고 농사를 지었으니까요. 공부도 많이 하고 실패도 많이 했습니다."

한때 50동 중 48동을 비워놓고 2동만 농사지으며 식당에 직접 쌈 채소를 팔러 다녀야 할 할 정도로 굴곡이 많았지만, 이제는 쌈이라면 어디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고 그 덕분에 '윤훈식농가쌈밥'을 찾는 손님의 95%가 쌈마니아이고 단골들이다.

"20여 가지의 쌈 채소가 있는데 어느 쌈밥집을 가도 우리 집처럼 다양한 종류를 내놓지는 못할 겁니다. 그리고 마트에서 파는 쌈 채소하고는 맛이 다릅니다. 쉽게 말하면 그런 건 눈으로 먹는 게 많잖아요. 예뻐야 됩니다. 그러려면 인위적인 방법을 동원해야 합니다. 약도 쳐야 하고 착색제도 쳐야하고..."

윤훈식 씨는 그런 인위적인 방법들이 쌈의 맛을 떨어뜨린다고 말한다.

"제가 어릴 때 예천에서는 상추를 '부루'라고 불렀습니다. 집 장독대 옆에 몇 포기 심어 놓은 '부루' 맛은 지금 마트에서 파는 상추에서 느낄 수가 없습니다. 저는 그 맛을 찾으려고 무척 노력했고 똑같지는 않지만, 상당히 근접했다고 생각합니다."
한 달 넘게 만들고 버리고 만들고 버리기를 반복하며 완성한 제육볶음과 주꾸미 볶음 역시 쌈처럼 인위적인 맛을 빼고 집밥처럼 만들고 싶었다.
"초반에 식당을 방문한 지인들이 맛있지만 좀 더 자극적으로 만들어야 손님이 올 것 같다고 말하더군요. 제가 집밥처럼 하고 싶다고 하니, 식당은 그러면 안 된다고 조미료도 팍팍 넣고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자신 역시 식당에서 매일 4년 넘게 쌈밥을 먹는 윤훈식 씨는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이유가 조미료 팍팍 넣어 만든 식당밥 말고, 집밥을 만들고자 노력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들이 들어오고 할 때는 와... 내가 좀 대단하가보다, 하면서 좀 우쭐한 기분도 들고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손님들에게 점점 미안해집니다. 혹시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은 게 아닌지, 그 선을 넘어서면 아무래도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거든요."

하나씩 늘어나는 식당들도 처음엔 직접 관리했지만, 자신과 함께 일했던 직원과 가족들에게 맡기게 되었다.

"가맹점처럼 바뀌긴 했지만, 가맹비며 이런 거 하나도 받지 않았습니다. 가족이라서가 아니라 대신 제대로 못 하면 언제든지 쌈 안 준다고 말합니다. 제 이름을 걸고 하는 거니 잘못하면 제가 욕먹습니다, 그래서 그런 정도의 강제성은 가지고 있고 가족들이지만 제 눈치를 많이 봅니다."

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줄을 서도 선뜻 내주지 못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저는 잘 되는 식당보다는 잘하는 식당이 되고 싶습니다. 비슷한 말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잘되는 식당보다 잘하는 식당에서 먹는 게 훨씬 맛있고 즐겁다. 비슷한 말처럼 들려도 차이가 있음을 우리는 안다.

'윤훈식농가쌈밥'이 계속해서 잘하는 식당으로 남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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