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추락, 조종사 사망'
'전투기 추락, 조종사 사망'
  • 예천신문
  • 승인 2003.05.1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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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호 이륙직후 엔진고장-76년 7월 미국이 무상원조한 노후기종
공군 제16전투비행단 소속 F-5E 제공호가 지난 13일 오후 12시 58분 착륙도중 기체 이상으로 유천면 화지리 윤남규(58) 씨 2층 주택 옆 비닐하우스에 추락 했다.

이 사고로 조종사 김모(30·공사 44기) 대위는 탈출하지 못하고 사망하였으며 민간인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짚가리와 하우스 일부, 주택 중 방 한 칸이 전소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사고가 나자 소방차 10여대가 출동해 화재를 진압하고 군관계자들은 사고 발생 한 시간 뒤에야 접근을 통제하는 등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다.

이정원 부단장은 “오늘 사고가 난 전투기는 12시 52분 이륙하였으며 이륙직후인 55분에 왼쪽엔진 고장이라는 무선교신을 받고 관제탑에서 착륙을 지시했으나 착륙 도중 조종사가 민가가 있는 것을 알고 비상탈출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빠른 시간 내 주민피해를 원상복구해 주민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집주인 윤남규 씨에 의하면 “낮 12시 30분쯤 점심을 먹고 화지송어횟집 근처 논에서 일을 하다가 하늘을 쳐다보니 비행기가 빠른 속도로 날다 순식간에 거꾸로 뒤집어지며 사고지점으로 추락했다”고 증언하고 “식구들이 걱정돼 달려오니 짚더미와 하우스 부근이 온통 화염으로 싸여 있었으나 식구들이 무사해 천만다행” 이라고 안도의 숨을 쉬었다.

또한 전투기 추락 당시 집에서 쉬고 있던 부인 전순남(55) 씨에 따르면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집 전체가 흔들려 밖으로 나가보니 시아버지(윤희성·82)가 “불이야” 고함을 지르고 집 주위는 온통 화염과 연기로 인해 아비규환이었다”며 “시어머니(임월분·81)가 쉬고 있는 방 부근이 화염에 휩싸인 것을 보고 급히 달려가 시어머니를 안전한 곳으로 모신 뒤 신고를 하려고 전화기를 찾았으나 누가 신고했는지 벌써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며 당시의 긴박함을 설명했다.

이날 추락한 F-5E 전투기는 최대속도 마하 1.64, 길이 14.45m, 높이 4.07m, 폭 8.13m, 무게 4천4백10㎏, 항속거리 2천8백63㎞인 미 노드롭사 제품으로, 1976년 7월 미국이 우리측에 무상 원조한 노후기종으로 알려져 있다.


# 사고현장 이모저모 #

◆…사고현장인 윤씨집 비닐하우스에는 추락하면서 폭발한 기체 꼬리 부분만이 마당구석에 완전히 전소된 채 덩그러니 나딩굴고 있었으며 매캐한 기름냄새와 전투기 잔해가 반경 50m 곳곳에 널려있어 추락 당시의 참상을 말해주고 있었다.

◆…군부대에서는 사고 직후 이웃집에 피신해 있는 윤씨의 노부부를 병원으로 이송해 검진 하는 등 주민불편 최소화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도 보였다.

◆…사고가 나자 이 부대 부단장이 현장에 직접 나와 현장을 지휘하였으며 현장으로 달려온 기자들에게 사건개요 등을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추락현장을 취재하던 카메라 기자가 현장을 촬영하려하자 군부대 관계자들이 이를 막는 등 제지하여 기자들이 항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수남 예천군수도 오후 3시쯤 사고현장을 방문, 주민들을 위로하고 화재진압 소방관들을 격려했다.

<이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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