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성이 되어야 세계 일류가 될 수 있다
인간성이 되어야 세계 일류가 될 수 있다
  • 예천신문
  • 승인 2023.04.0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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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일보 우승을 보며…수도승 같은 삶을 사는 오타니 쇼헤이에게서 배우는 삶의 길
  ◇이기준 논설위원 ·예천읍 출신/ 시인/ 용인일보 대표이사
 ◇이기준 논설위원
·예천읍 출신/ 시인/
용인일보 대표이사

우리나라는 예선전에 탈락한 국가 간 국제 야구 대회 WBC(world baseball classic)에서 일본이 미국을 3:2로 누르고 우승했다.

우리나라 선수단은 씁쓸한 감정은 지울 수 없겠지만 이 대회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을 것이다. 크든 작든 경쟁에 임할 때는 사전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과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것을 절감했을 것이다.

필자가 이번 대회 중계 경기에서 일본 선수 오타니 쇼헤이의 경기장면을 유심히 지켜봤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MVP가 그저 얻은 훈장이 아니란 것을 실감했다.

그는 투타(投打)에서 실력만 월등한 것이 아니었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대결에 나선 무사처럼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9회 초 숨막히는 리드에서 투수를 자청하고 나서 미국 최고 선수를 삼진으로 잡아내는 그의 배포는 누구도 흉내 내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는 고교 시절 코치에게 배운 ‘만다라트’기법을 통한 자기계발법을 지금까지 실천에 옮긴 것으로 유명하다.

만다라트는 창의적 사고력으로 자기계발을 하는 방법으로 연꽃 모양의 도안에다 중앙에는 제일 목표를 정하고 주위에 8개의 큰 실천 과제를 정한다. 그리고 8개의 실천 과제에 대한 세부실천 과제를 8개씩 총 64개를 설정하는 것이다.

그는 이 실천 과제를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성실히 수행해 왔다는 것이 칭찬받을 일이라 생각한다.

특히 실천 과제 중 몸만들기, 제구, 구위, 변화구, 속도 올리기는 기본이지만 인간성, 정신력, 운(運)을 설정했다. 이를 달성하는 방법으로 독서, 먼저 인사하기, 청소하기, 휴지 줍기, 예의, 배려, 감사하기 등을 항상 실천하였다니 그의 인간성의 깊이가 대단함을 느꼈다.  

오늘날 중·고등학교에서 학폭이나 왕따 문제로 골치를 앓는데 얼마나 바람직한 행동인가.

야구 경기를 보다 보면 선수들이 배트 집어 던지기, 침 뱉기, 심판에 항의, 껌 씹기, 선수 간의 욕설 등 눈살을 찌푸리는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오타니 말처럼 청소하고 휴지 줍기를 하면 남이 버린 행운을 자신이 줍고 있다는 기쁨을 느낀다니 그의 정신세계가 정말 만다라처럼 원만하고 깨끗하다는 것을 짐작하겠다.

오타니는 경기에 임할 때 창의성도 뛰어나 보인다. 한 인터뷰에서 투타 겸업의 어려운 길을 가는 이유를 묻자 “투타를 겸하면, 타자하다 마지막에 마무리 투수로 경기에 나서는 등 지금까지는 없었던 다양한 전술과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야구의 재미를 더한다는 점에서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성공한다면, 야구계에 다양성이 생겨나 다음에 투타에 도전하는 사람에게 하나의 길이 될 수 있다. 그 길을 최대한 넓게 만들고 싶다.”

오타니는 고액의 연봉을 받지만 27살까지 차는 물론 운전면허증도 없었다. 생활은 경기장과 연습장 그리고 기숙사를 오가며 시간이 나면 독서와 청소 그리고 남을 돕는 일에 앞장서 왔다. 술은 물론 흡연, 도박, 마약 등에 초연한 자세는 스포츠맨으로 대단히 훌륭한 마음가짐이다.

미국의 한 스포츠 작가는 “일본 야구는 끝없는 훈련과 자기희생을 바탕으로 작은 일에도 혼신의 힘을 다하는 무사도 정신을 닮았다. 오타니도 마찬가지다. 예의 바르고 신중하며 사생활은 최소화하고 오직 야구에만 헌신하는 오타니의 모습은 현대판 수도승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평했다.

모두가 세계 제일이 될 수는 없지만, 목표를 정하고 바른 마음으로 꾸준히 노력한다면 우리나라에도 이처럼 훌륭한 선수가 많이 나오리라 확신한다.

한국 청소년들은 일본 청소년보다 신체적으로 우월하기에 정신적으로 성숙한 마음을 배우고 체계적으로 노력하는 자세를 기른다면 세계 무대에서도 성공한다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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