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통장
나만의 통장
  • 예천신문
  • 승인 2003.05.1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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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르륵.'
은행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나는 5분도 채 안되는 거리에서 저금통장 한개와 5천원짜리 지폐 한장을 통장 안에 끼워 넣고 은행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매주 금요일이면 농협에 5천원씩 저축을 한다. 나는 저축하는 돈을 엄마에게 따로 받는다.
내가 은행가는 것을 어쩌다가 까먹기라도 하면 가르쳐 주신다. 근데, 오늘은 좀 오랜만에 은행에 오게 되었다. 2번이나 빼 먹었기 때문이다. 나는 은행에 들어서자 마자 번호표를 뽑아서 소파에 앉아 책을 읽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주위를 둘러 보곤 하였다. 앉아서 내 차례를 기다리고 있으면서 사람들을 유심히 살펴 보았다. 오늘은 사람이 많이 모인 것 같았다.

`저 사람은 은행에 왜 온 걸까? 저 사람은 은행에 자주 올까?'
나는 별별 생각을 다 해 본다.
'띵 동.'
전광판에 내 번호가 떴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통장을 은행 언니에게 주었다. 통장에 돈을 입금 시키고, 나는 은행 밖을 나왔다.

우리집에는 빨간 돼지 저금통 두개가 있다.
큰 돼지 저금통에는 동전을 모으고, 중간 돼지 저금통 안에는 지폐를 모아서 두 마리의 돼지의 배가 차면 돼지를 잡아 돈을 모두 센 다음, 은행에 가서 통장에 넣는다. 우리 집은 좀 알뜰한 편이다. 엄마는 바쁜 와중에도 가계부도 쓰고.

내 일주일 용돈은 6천원이다. 이제는 엄마한테 따로 5천원을 받지 않고 내 용돈을 차곡차곡 모아 월요일에 은행에 가야겠다.

하루에 1천원을 군것질로 쓰지 말고, 통장에 넣어야겠다. 1천원도 10일만 지나면 1만원이 된다. 하루에 1천원을 쓸데없이 써버리는 건 낭비라고 생각한다. 이제부터는 군것질도 줄이고, 꼭 필요한 것만 살 것이다.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면 내 통장엔 10만원, 20만원…. 정말 많은 돈이 모일 것이다. 지금은 부모님이 주시는 돈으로 통장에 넣지만 이 다음에 내가 어른이 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여 돈을 벌고 싶다.
자기가 번 돈은 아주 뜻깊다고 말한다. 그 돈을 벌기 위해 내가 많이 노력해 왔으니까.

돈을 너무 지나치게 아끼는 것도 좋지는 않다. 예를들어 전기세가 아까워 전기를 쓰지 않아 집도 깜깜하고 밥도 못 해먹고….
물론 이런 사람은 없겠지만 통장 끝 칸까지 채울려면 꼬박꼬박 통장에 돈을 넣어야겠지.
이제부터 나도 통장소녀가 되어야겠다.

<최혜진, 남부초등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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