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번호: 3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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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천신문
  • 승인 1999.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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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1 : '정식, 손칼국수 맛보려 북적북적'
호수번호 : 10448
내용 : 풍양면 백번식당(주인 백남훈·정순남)은 편안하고 친숙한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
풍양면 낙상2리 풍양시장내 골목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백번식당은 평일에도 자리가 없을 만큼 손님들로 북적인다.

대부분의 손님은 관공서, 금고, 농협 직원, 건설현장 사람들이다. 한번 식당을 찾아온 손님들은 2대 25년의 세월만큼이나 깊은 맛에 흠뻑 빠져 단골이 된다.

주메뉴는 정식과 손칼국수. 멸치, 생선조림, 콩자반 등 6∼7가지 밑반찬, 윤기 흐르는 쌀밥에 나물겉저리, 비름, 부추 등 철따라 나는 야채 몇 가지를 올리고 새빨간 고추장, 김이 모락모락나는 된장 한숟가락을 떠놓은 뒤, 쓱쓱 비벼먹는 정식(3천5백원)은 보는것만으로도 군침이 절로 돌게 한다.

또한 밀가루를 손으로 반죽한 뒤 콩가루를 섞어 길고 두툼한 홍두깨로 넓게 밀어 썰어낸 면발에 호박, 고추 등을 넣고 멸치나 다시마를 우린 국물을 사용해 끓인 손칼국수(3천원)는 진한 국물맛과 함께 꼬들꼬들하고 쫄깃한 면발이 입안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손칼국수의 면발은 언제나 재래식만을 고집하는 아버지 박경수(63) 씨가 담당한다.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고 잘해주는 것은 없습니다. 그저 내가 먹는 음식이다 생각하고 재료도 될 수 있으면 좋은 것으로 하고, 양도 많게 하고, 정성도 듬뿍 담고, 그것이 맛의 비결이라면 비결이지요” 라고 말하는 주인 내외.

1년 내내 쉬는 날이 없는 생활이지만 주인 내외의 얼굴에는 언제나 생기가 넘친다. 손님과 나누는 농담 한마디에 시름을 잊고 `잘먹었다'는 인사 한 번에 기쁨을 찾는다.

“부모님이 물려준 손맛을 이으며, 더불어 저희 나름의 맛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대가 흐르는 만큼 입맛도 변하니 노력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죠.”

불경기 속에서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오늘도 백번식당에 가면 “빨간 꼬이장 좀 주이소” 하고 손님이 부르는 소리에 “빨간 꼬이장 금방 드릴게요”하고 맞장구 치는 주인 아주머니 정순남 씨를 만날 수 있다.
이 식당에는 항상 뚝배기처럼 투박하지만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정겨움이 살아있다.

<백승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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