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보고> 용궁면 대은2리 고두실 비만 오면 고립
<현장보고> 용궁면 대은2리 고두실 비만 오면 고립
  • 예천신문
  • 승인 2003.10.1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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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앞 포장도로는 물에 잠기고, 마을 뒤 농로는 진흙뻘로 바뀌어 오도가도 못해
“군수님요! 우리도 예천군민 이씨더….”

용궁면 대은2리 고두실 주민 30여명(14가구)은 비만 오면 마을이 고립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조금만 비가 많이 온다 싶으면 내성천과 붙어있는 마을진입로가 약 1m 가량 침수돼 무용지물이 되는 악순환이 매년 두 세 차례씩 되풀이 되고 있다.

이 길 외에는 마을 뒤에서 개포면 황산2리 보수동으로 이어지는 농로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 곳 또한 적은 비에도 온통 진흙뻘로 바뀌어 경운기와 오토바이는 물론 사람도 제대로 통행하지 못할 지경이 되고 만다.

주민들은 “길은 있지만 사람과 차가 다닐 수 없으니 안타깝다”며 “만약 환자라도 생기면 어떡하겠느냐”고 입을 모으고 “마을 뒤편으로 난 농로 1.5km 구간에 시멘트 포장만 해도 지금보다는 훨씬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호우로 마을길이 막히면 주민들은 이 마을 조현동 씨의 콤바인 바가지에 올라앉아 가슴을 졸이며 외부로 드나들고 있으며, 중학교에 다니는 윤아와 초등학생인 희주, 희성 남매는 학교를 쉬어야 한다.

매일 통원치료를 받는 노인들도 장마철엔 마을을 떠나 살 수밖에 없는 처지다.

또 급한 일로 마을 뒤편 길을 이용하려던 차량들 중 열에 아홉은 미끄러져 진흙뻘에 갖혀 오도가도 못하게 된다.

이 곳에서 젖소, 한우 1백50두를 사육하는 조현동 씨는 여름 장마철이면 콤바인을 끌고 침수된 길을 곡예운전하며 사료를 공급하고, 주민들을 외부로 연결하는 일을 수년째 하고 있다.

“길은 막혔고, 사료는 떨어져 말 못 하는 짐승들은 울부짖고, 올해 같이 비가 많이 내리는 해는 정말 이 마을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며 “군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면 해결될 일인데 수년째 민원을 넣어도 해결되지 않으니 속이 탄다”고 말했다.

특히 올 추석에는 고향을 찾은 많은 주민들이 태풍 `매미'로 인해 완전 고립된 채 이틀씩이나 외부로 나갈 수 없어 발만 동동 굴리며 가슴을 태우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주민 대부분 65세 이상의 고령인 고두실 마을 주민들은 “비가 와도 마음놓고 마을 밖 출입을 할 수 있도록 하루 빨리 농로가 포장됐으면 하는 게 한결같은 바람”이라며 “군수님을 비롯한 군 관계자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백승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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