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준 시인 한국민족문학상 수상
정유준 시인 한국민족문학상 수상
  • 예천신문
  • 승인 2001.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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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정유준(54·용문면 출생) 씨가 지난 22일 `한국민족문학상'을 수상했다.

정씨는 연작시 `사랑법' `물어보기' 등의 작품으로 한하운 문학상, 황희예술문학상, 광명문학상(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수상작은 죽음을 소재로 한 작품 중 명당, 수의(壽衣), 곳집 등이 선정됐다.

壽 衣

윤년 윤달에 남은 餘生 만수무강하시고 저승길 극락 왕생 하시라 빗살 고운 삼베로 어머니 壽衣 장만했다. 숨 거두어 가시는 길이야 벗고 가신들 아실까, 입고 가신들 아실까마는 살아 생전 수복강령 하신다니 千萬金인들 어떠리, 億萬金인들 아까울 손가. 머리맡에 놓아두고 저리 좋아하시니 본인이사 새 버선에 원삼 두루마기 차려입고 저승길 사뿐히 가시리라 마음 비우시겠지만, 보는 자식은 육신 꿰매듯 가슴 아리다. 무심한 세월아 만남이사 언젠가 이별이라지만 不孝의 가슴에 잔잔한 情은 어찌 두고 가실까. 조석으로 삼베 보듬는 손길에 찡한 코를 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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