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번호: 5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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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천신문
  • 승인 1999.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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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1 : 불법(佛法)으로 새겨 들으며
호수번호 : 11623
내용 : 서리가 하얗게 내린 날
송대교정의 느티나무
볼 부은 아이처럼 붉게 물들어
우수수 날릴 때면 우리들은
미래에 희망과 불안에 하나 둘 책갈피에 끼워두곤 했지

힘들 때면 생각나는 모교의 나무들
오늘 그 나무 같은 선배, 후배들과 등반대회다
나무들과의 오감(五感)의 교류
때가 되면 단풍고운 나뭇잎들과
떼쓰듯 짙푸른 나뭇잎들을 보며
누가 선악(善惡)과 시비(是非)를 가릴 수 있을까
등줄기 가득 땀방울 흘리며
정상에 다다르니
노불처럼 층층이 쌓인 바위위에 앉으신 선배님들
- 정용인 명예회장님, 김진호 총동창회장님, 김길영 전교장님, 김선도회장님, 강성남 군민회국장님 등등-
세상사 이야기들을 불법같이 새겨들으며
10월의 마지막 날
쏟아지는 만추(晩秋)의 서정(敍情) 속에서
단풍 고운 나뭇잎 하나 줍는다.

<이기준, 예천읍 출생, 경기도 성남시, 2003년 해양수산부 주최 글짓기 시부문 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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