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음주운전 문화'를 바꿀 때다
이제 '음주운전 문화'를 바꿀 때다
  • 예천신문
  • 승인 2005.01.28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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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음주운전을 하고 있습니까! 자기 자신 뿐만 아니라, 멀쩡한 이웃에게까지 갑작스런 불행을 안겨 줄수도 있는 음주운전 습관을 이제 우리 모두 버려야 할 때라고 생각됩니다.
요즘 음주운전 사고 얘기가 술자리 안주로 등장한 것은 매우 흔한 일 중의 하나입니다.
공직사회에서는 누가 음주 운전하다가 걸려 징계 처분을 받았는지의 화제는 비상한 관심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밤늦게 걸려오는 전화는 아예 받지 않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경험상 밤늦게 걸려오는 전화는 대답하기가 거북한 전화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첨단화되어 가는 휴대폰 기능의 발달로 발신자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에는 예외이지만 말입니다. 분명히 해결할 수 없는 과제를 불쑥 내밀 때는 정말로 난처하기 짝이 없습니다. 전화를 받지 않을 걸 하고 후회해 본 경험이 여러 번 있었기 때문입니다.
음주운전하다가 경찰에 적발되었다며 빼 줄 방법이 없는가? 라고 말 할 때에는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지만 전화는 이미 받아 놓은지라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해 할 때가 너무 힘들었었습니다. 막무가내로 음주 측정을 면하게 하거나, 사실과 다르니 힘 써달라고 부탁할 때는 정말 곤혹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모든 단속 업무에 부탁이 통하지 않고 정당한 법 집행을 하고 있는 경찰의 변화된 모습이 아직은 인식되지 않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얼마나 걱정이 되었으면 나까지 찾았겠느냐 싶기도 생각해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솔직히 아무것도 없다고 말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리 서운해하고 원망해도 묘안은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 모두는 부탁하면 단속된 사실이 바뀔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고정관념을 바꾸어야만 변화되는 이 시대를 함께 살아 갈 수 있을 것입니다.
국제선 보안관 근무 시절이었던 74년 미국에 처음 갔을 때 경험한 일입니다. 난생 처음 미국 땅을 밟아 본지라 밤늦도록 신기하기만 한 이국의 거리를 거닐다가 경찰관이 음주운전자에게 수갑을 채워 연행하는 것을 보고 다소 의아해하였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차량이 많지 않을 때여서 음주운전에 대한 단속 처벌은 거의 없었던 때였기 때문입니다.
음주운전으로 인해 많은 금전비용을 치르거나 목전에 다가온 성공 인생이 한 순간에 좌절을 맛보게 되는 경우를 심심찮게 언론 등을 통해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일입니다.
최근 공무원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부이사관 승진을 앞둔 중앙부처 서기관이 8년 전 음주운전 전력 때문에 진급이 유보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직 사회에 경계론이 확산되어 화제가 되고 있는 현실이고 하물며, 경찰관까지도 음주운전을 하다가 승진이 좌절되는 등의 사례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보고 들을 수 있습니다.
지난 연말 친구들과 소주 한 병 반을 마시고 음주운전을 하다가 상대 차 운전기사와 승객이 숨지는 교통사고를 내 당장 자신이 구속되는 것은 물론, 남의 목숨을 앗아버린 죄책감, 그리고 부인과 자녀들뿐 아니라 온 가족들에게 큰 상처를 남긴 이웃집 젊은 회사원의 불행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음주운전으로 인한 불행을 당하는 교통사고를 줄이고자 정부 당국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냈을 때 가중처벌을 하도록 하는 ‘위험운전 치사상죄’ 도입이 추진되고 있고 음주운전 사고에 따른 동승자도 책임이 있다는 판례가 나오고 있으며 또한, 건설교통부에서는 보험가입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여 교통법규를 위반한 경우 보험회사가 피해자에게 보상 후 보험 가입자에게 일정액을 구상할 수 있는 ‘자기 부담금’ 제도 도입도 시행하는 등 벌칙을 강화할 예정이어서 음주운전은 이제 어디에서도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 명심하여야 할 것입니다.
자동차 보급이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음주운전 문제가 세계 각 국의 주요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미국도 음주운전 사고로 한해 1만 7천여 명이 사망하고 50여 만명이 부상당하고 있어 음주운전자들과 매년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지난 해 미국에서 음주운전 사상자가 처음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음주운전 피해자 가족들의 노력이 주효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90년 7천3백여 건에서 지난 해에는 3만 1천2백여 건으로 90년에 비해 4배 이상 늘어나는 등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매년 증가추세에 있는 현실입니다. 이제 우리 모두 이러한 불행한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음주운전’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며 도움이 되지도 않는 부탁을 하였다가 서로의 어색한 분위기를 만드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위해, 행복한 삶을 위해, 음주 운전의 나쁜 습관을 고칩시다. 우리 예천군민부터 음주운전 안하기를 실천하여 모범을 보이도록 합시다. 실천 바이러스를 전 지역에 전파해 보셨으면 합니다. 저는 행복을 찾아내는 데도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훈련이란 바로 음주 운전 안하기 입니다.

<오창근, 서울경찰청 정보분실장, 개포면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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