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대한 생각
교육에 대한 생각
  • 예천신문
  • 승인 2005.04.2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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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교육에 대한 철학을 갖고 있는가? 이는 교사로서 연륜이 쌓이면서 문득 문득 나를 괴롭히는 생각이다.
철학이란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는(무에서 유를 창조) 형이상학적인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것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인 면을 말할 때 철학이란 용어를 많이 쓰게 된다.
교육은 가르치고 기르는 것이다. 무엇을 누구를 어디에서 어떻게 가르치고 기르는가에 따라 교육도 여러 가지로 나누어 질 수 있다. 국어를 가르치면 국어 교육, 과학을 가르치면 과학 교육이다. 어린이를 가르치면 유아 교육, 어른을 가르치면 성인 교육이 된다. 학교에서 가르치면 학교 교육이고, 교회나 공공단체에서 가르치면 사회 교육이 된다.
사람의 병을 치료하는 것을 가르치면 의학 교육이 되고, 기계를 만드는 것을 가르치면 기술 교육이 된다.
또 가르치는 방법과 목적에 따라서도 여러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왜 교육을 하는가? 서술적인 면과 규범적인 면으로 나누어 말할 수 있다.
서술적인 면은 교육자가 피교육자에게 어떤 변화를 주는 것으로 행동의 수정(行動變化), 전통 문화의 전달(文化傳達), 경험의 전달, 습관의 형성에 도움을 주는 것이고, 규범적인 면은 교육자가 피교육자에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주입, 주형(鑄型), 도야(陶冶), 계명(啓明), 성장, 자아실현(自我實現)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딱히 ‘이것이다'라고 말하기에는 교육을 정의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교사란 직업으로 교단에서 30여 년 학생들을 가르쳐 오면서 깨달은 바는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보다는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가 더 어려웠던 것 같다.
교육에는 왕도(王道)가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생각하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조금씩 나대로의 교육 철학이 생겨나기도 한다.
학생들에 대한 끝없는 인내와 사랑, 관심이 그것이다. 사랑은 관심에서 싹틀 수 있으며, 사랑은 끝없는 인내를 필요로 한다.
교육을 잘 했느냐 못했느냐에 대한 결과는 상당한 세월이 흐른 후에 나타나고, 교육을 받을 때의 개인적인 능력이나 여러 가지 가정적, 사회적 환경 같은 변인이 많이 숨겨져 있기는 하다.
그러나 끝없는 인내와 사랑, 관심을 갖고 있을 때 학생들의 반짝이는 눈에서 지혜를 발견할 수 있고, 학생들을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로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교사란 책임이 큰 만큼 힘들고 고된 직업이란 생각이 든다.
교사로서의 자질과 사명은 비록 부족하나, 앞으로도 학생들을 인격적으로 대접하며 인내와 사랑과 관심을 갖고 가르쳐야겠다는 나름의 교육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작정이다.
오늘도 앞에 앉은 학생들이 두렵고 겁이 난다. 어떻게 행동하고 가르치느냐에 따라 학생들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영향을 받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내 행동이나 가르침을 학생 스스로가 판단하여 도움이 되는 부분과 도움이 되지 않는 부분을 취사선택해 주기를 기도해 본다.
초롱초롱 반짝이는 눈, 지혜가 번쩍이는 질문, 내 생각을 앞지르는 상상력, 우수한 두뇌회전 등 이 나라 미래의 주인공으로서 갖출 여건은 모두 갖추고 있는 학생들이 앞에 앉아 있다. 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지 연구하고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임해야겠다.
교무실 저 편에서 학생 몇이 담임선생님으로부터 꾸중을 듣고 있다. 어깨가 축 쳐진 모습을 보아 잘못을 하긴 한 것 같다. 그 학생들을 바라보며 인내, 사랑, 관심이라는 말을 혼자 속으로 중얼거려 본다.

<전상준, 풍양면 출생, 의성 금성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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