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번호: 7023
기사번호: 7023
  • 예천신문
  • 승인 1999.11.3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목1 : 저 생이 고요하다
호수번호 : 12203
내용 : 고요의 쉼표도 덧쌓이면
한 소절 음표로 남는가,

주검도 예고편이 있었던가
참으로 놀랍도다, 저 예민한 습성들이
떼거리로 모여든 까마귀들이
산허리 어디를 물어뜯었는지
푸르르 몸을 치떨며 단말마를 내뱉는
이 백주, 산길에

꽃뱀 한 마리 죽어 있다.

어느 생인들
주검 위에 들불 같은 꽃피랴
도도한 저 생도 그늘이 드리워졌다고
어느새 쉬파리들이 넘나드는구나

누군가 살해한 흔적은 뚜렷한데
죽음으로까지 내몰린 사건의 내막은 뭘까?
치정 아니면?
서릿발같은 원한 관계?
꿈결처럼 흔들리는 저 형형한 무늬 비늘
이 삼복 한 철
등골 서늘한 아름다움도
한때는 갖고 싶은 욕망이었으리
마음 닫아라!
조문객들 드신다

산마당으로 울음 물어 들이는
푸른 生들의 哭소리가
輓章처럼 흔들린다

<임대수, 예천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