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1 : 저 생이 고요하다
호수번호 : 12203내용 : 고요의 쉼표도 덧쌓이면
한 소절 음표로 남는가,
주검도 예고편이 있었던가
참으로 놀랍도다, 저 예민한 습성들이
떼거리로 모여든 까마귀들이
산허리 어디를 물어뜯었는지
푸르르 몸을 치떨며 단말마를 내뱉는
이 백주, 산길에
꽃뱀 한 마리 죽어 있다.
어느 생인들
주검 위에 들불 같은 꽃피랴
도도한 저 생도 그늘이 드리워졌다고
어느새 쉬파리들이 넘나드는구나
누군가 살해한 흔적은 뚜렷한데
죽음으로까지 내몰린 사건의 내막은 뭘까?
치정 아니면?
서릿발같은 원한 관계?
꿈결처럼 흔들리는 저 형형한 무늬 비늘
이 삼복 한 철
등골 서늘한 아름다움도
한때는 갖고 싶은 욕망이었으리
마음 닫아라!
조문객들 드신다
산마당으로 울음 물어 들이는
푸른 生들의 哭소리가
輓章처럼 흔들린다
<임대수, 예천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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