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경찰서장님, 고맙고 감사합니다
예천경찰서장님, 고맙고 감사합니다
  • 예천신문
  • 승인 2005.08.2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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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읍 안모씨. 그녀가 8월 초 경북지방경찰청과 예천경찰서 인터넷 홈페이지에 ‘예천경찰서장님 고맙고 감사합니다’ 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안씨 등 3명은 충북 단양에 갔다가 돌아오던 중 출하가 끝난 것으로 보이는 배추밭에서 배추 여섯 포기를 가져왔습니다. 버려진 것처럼 보여 아깝다는 생각과 김치도 하고 쌈을 싸 먹으면 좋겠다 싶어…, 그야말로 알뜰주부들이 무심코 한 행동이었지요.
그런데 이튿날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배추밭 주인의 신고로 졸지에 배추를 훔친 특수절도범으로 몰려 단양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게 되었답니다. 더구나 운전자는 면허가 취소된다는 단양경찰서 직원들의 말에 안씨는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너무나 억울하고 황당하고 겁이 났습니다.
이 때 소식을 전해들은 오창근 예천경찰서장은 집무실에서 안씨 등으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먼저 이들의 놀란 마음부터 진정시켜 주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버려진 물건이라도, 주인 있는 물건을 가져오면 죄가 된다”며 “다시는 그러지 말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관련 법규정을 면밀히 검토한 뒤 단양경찰서에 선처를 부탁했습니다. 안씨의 면허 취소건은 강력범죄 등을 저질렀을 때만 면허를 취소토록 한 개정(지난해)된 자동차운전 면허 관련 규정을 내세워 단양경찰서의 착오를 바로잡고 면허 취소를 막았습니다.
오창근 경찰서장은 “법집행은 엄정하게 해야겠지만 억울함이 없도록 하는 것도 그에 못잖게 경찰의 중요한 일”이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안씨는 지금도 그 때 일을 생각하면 아찔하고 진땀이 난다고 합니다. 버려지고 방치된 것일지라도 남의 것은 함부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깨달음도 얻었다고 합니다. 막연히 무서운 곳, 권위적이고 고압적인 곳으로만 여기던 경찰서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습니다.
그녀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은 이렇게 마무리 하고 있습니다.
“(오창근)서장님, 참으로 자상하고 친절하게 해주신 것 잊지 않겠습니다. 우리 예천에 오래오래 계셔서 살기 좋은 예천을 만들어 주시면 안될까요?”

<권오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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