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부심 심어준 회룡포, 고향이 예천임이 자랑스럽다
자부심 심어준 회룡포, 고향이 예천임이 자랑스럽다
  • 예천신문
  • 승인 2005.09.02 10: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월 22일 매일신문에 `예천 회룡포 명승 지정'이란 기사가 났다. 문화재청이 국가 지정 문화재인 명승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나는 회룡포 사진과 함께 나온 기사를 읽고 바로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친구는 여름 피서 여행을 나와 같이 그곳에 다녀왔기 때문이다. 예천에 볼 것이 무엇 있느냐고 하면서 바닷가로 가자는 친구들을 내 고향 예천으로 데리고 갈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바로 회룡포였다.
회룡포는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의 맑은 물이 마을을 부둥켜안고 용틀임을 하고 있다. 맑은 물과 넓은 백사장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산과 어우러져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물굽이를 가로 막고 있는 산허리를 한 삽만 뜨면 섬이 되어 버릴 것 같은 물도리 마을이다. 인기드라마 가을동화(2000년 KBS방영)의 초기배경 화면으로 나온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회룡포의 아름다운 모습은 마을로 들어가서는 볼 수 없다. 마을 안은 어느 시골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전형적인 농촌이다. 강가로 나와 보아도 은백의 넓은 모래사장을 끼고 맑은 물이 유유히 흐를 뿐이지 그 아름다움을 크게 느낄 수 없다. 산과 들과 강물이 어우러지면서 한 편의 풍경화를 연출하고 있는 회룡포의 진면목은 장안사 뒤편에 있는 팔각정 전망대에 올라가 보아야 알 수 있다.
비룡산 기슭에 자리 잡은 천년고찰 장안사 뒤편에 있는 팔각정 전망대를 찾아 갈 때 친구들의 불만은 컸다. 길에 이정표가 잘 정비되어 있지 않아 길을 지나쳐 되돌아오기도 했고, 차를 세우고 묻기도 했다. 더위는 기승을 부리고 있어 안내를 맡고 있는 나를 안타깝게 했다. 예천의 대표적인 명승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먼저 도로의 이정표를 정비하고 예산이 허락한다면 길도 좀 더 넓혔으면 하는 생각이다.
장안사를 뒤로 하고 계단 길을 오르면서 한 친구가 “들어오는 도로에 비해 이곳은 잘 정비되어 있다”고 했다. 팔각정 전망대에 오른 친구들은 한동안 입을 다물 줄 몰랐다. 이렇게 경관이 아름다울 수 없단다. 피서 여행 코스를 잘 잡았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갑자기 내가 예천 사람이고 예천에 이런 명승지가 있다는 것이 몹시 자랑스러웠다.
피서 여행을 갈 때만 해도 ‘명승지’로 지정되지 않았었다. 7월 초 예천군으로부터 출향인들에게 서신을 보내왔었다. 여름휴가 고향에서 보내기, 고향 농산물 팔아주기 안내, 휴가철 예천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문화행사 목록이 함께 들어 있었다. 서신을 받고 매년 실시하는 고등학교 동창생 여름휴가를 올해는 예천으로 갈 것을 적극 권했다. 공장이 없어 공기가 맑고 물이 좋다는 것 외에는 뚜렷하게 내세울 것이 없었다.
그 때 떠오른 생각이 중학교 삼 학년 일 학기 국어 교과서 속표지에 나오는 회룡포 사진이었다. 나는 국어 교과서를 들고 친구들 모임에 가서 자랑을 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교과서 속표지에는 그곳이 회룡포란 이름이 없었다. 친구들은 반신반의했다. 나는 내가 예천에서 자란 사람인데 그것을 모르겠느냐 하면서 설득에 성공은 했다. 그러나 정말 서운한 감이 없지 않았다.
중학교 국어 교과서는 국정교과서다. 전국 어느 중학교 학생들이나 똑 같은 책을 배우게 되어 있다. 중학국어 삼학년 일학기 교과서 속표지 사진에 이곳이 ‘예천 회룡포’란 표시만 되어 있다면 그 홍보 효과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문화재청 지정 명승도 되었으니 군에서나 군의회 차원에서 한 번 고려해 볼 문제란 생각이다.
다음 친구들의 모임에서는 내 어깨가 조금 올라갈 듯하다. 억지로 권하여 다녀온 ‘예천 회룡포’가 우리 나라 명승이 되었으니 큰소리 한 번 칠 수 있을 것만 같다.

<전상준, 풍양면 출생, 금성중 교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