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선택을 위하여
현명한 선택을 위하여
  • 예천신문
  • 승인 2005.09.1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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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오늘 일기에 왕따 쓸 거야. 나, 왕따거든.”
어느 날 아들이 일기를 쓰며 한말에 하늘이 노래지고 숨이 막혀 온 엄마는 그래도 태연한 척 “욱이가 왜 왕따야?” 라고 말했다. 아들은 반 친구들의 이름을 대며 그 아이들이 이유없이 자기를 때리고 물건을 가져가는 등 몹시 괴롭힌다고 말했다고 한다.
엄마는 부부가 맞벌이를 해서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혼자 지내다보니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게 마음에 걸렸다.
“친구들이 나빠서 그런게 아니고 아직 잘 몰라서 그래.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라고 잘 말해 봐.”
아들을 달래놓고 걱정이 많았는데 다음날 저녁, 아들이 말하던 친구들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고 한다. 미안하다며 거듭 사과를 하고는 아들의 일기를 보신 담임선생님이 일기를 복사해 아들을 괴롭힌 친구들에게 나누어주며 부모님 도장을 받아오라고 했단다. 일기를 직접 보며 왕따가 왜 나쁜지, 자신의 행동을 진심으로 뉘우치라는 의미와 또 부모님과 함께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길 바라신 담임선생님의 판단인 것 같았다고 했다.
요즘 자녀가 아무리 잘못해도 혼내지 않는 엄마가 많다고 들었는데 하지만 자식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엄마들이 아직도 많더라고 하면서 지금은 아들이 그 괴롭히던 친구들과 교환일기를 쓰며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다 현명한 담임선생님 덕분이라고 하면서 눈물까지 글썽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코스모스가 하늘하늘 춤추고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유난히 많던 그 날, 어느 후배 이야기를 들으며 모든 것이 희망적인 것 같아 기분이 정말 좋았다.
미래의 주인공들이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교사와 학부모들의 신뢰와 협력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 새삼 느껴본다.
이제 우리에게도 지도자를 선택해야 할 시기가 온다.
우리의 삶이 그 지도자들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된다면 우리는 작은 인정에 이끌려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제자의 불행을 현명한 판단으로 해결한 선생님처럼 우리 모두 신중하게 처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인구가 자꾸 줄어 심각한 우리 예천에도 지도자의 능력에 따라 빛나는 미래를 약속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어떤 지도자가 바람직할까? 첫째, 예천을 사랑하고 비전과 지적능력이 있어야 하고 둘째, 열정과 주인의식으로 어떤 어려움도 이겨 나갈 수 있는 신념과 용기가 있어야 하며 셋째, 공복으로서 사사로운 욕심이 없어야 한다.
이제 우리의 현명한 선택만이 유일한 예천의 희망인 것 같다.

<이명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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