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예천인 장충석 박사
자랑스러운 예천인 장충석 박사
  • 예천신문
  • 승인 2005.09.3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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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부모형제를 알아본 다음 가장 먼저 내 인식의 세계에 들어온 사람은 장충석 박사이다.
장 박사의 춘부장인 장기오 어른은 잘 알다시피 예천여고 교장까지 지낸 분이시고, 장 박사가 어릴 적 살던 서본2리 현 통일교 교회 자리에 있던 탱자나무 울타리로 둘러싸인 기와집의 분위기는 품위 있으면서 조용하고 학문적이었다.
장 박사는 예천서부학교 4학년 때 춘부장의 근무처를 따라 외지로 전학을 갔다. 서부학교 4학년 당시 장 박사의 담임 선생님은 내 외가쪽 친척 아저씨였는데 가끔 우리집에 들르셔서 누님 되는 내 어머니에게 “충석이는 못하는 것이 없는 천재래요” 라고 칭찬하시던 기억이 새롭다.
장 박사는 용궁중학교를 졸업하고 용산고에 유학한 다음 한국의 진짜 수재들이 모이는 서울대 물리학과에 입학하여 과학자의 꿈을 키워갔다. 대학 졸업과 군 복무 후 미국 텍사스 주립대학으로 유학을 가서 핵융합 관련 연구로 한국인으로서는 최단기간에 박사 학위를 취득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장 박사는 지금까지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하면서 외국의 저명한 학자들과 미국 기타 여러 나라의 핵융합 관련 연구 프로젝트에 끊임없이 참여할 만큼 그의 핵융합에 대한 연구 업적이 탁월하여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었다.
장 박사가 연구하는 분야는 비전문가라서 잘 모르지만 플라즈마 제어에 관한 연구인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화석연료인 석탄과 석유자원이 고갈된 후 인류가 의존할 최후의 청정에너지는 핵융합 에너지라는 것은 주지하는 바다.
깊은 바닷물 속에 무궁무진하게 존재하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핵융합 반응을 통하여 융합하면 헬륨 기체가 생성되면서 질량 결손이 발생하는데 이 때 결손된 질량에 대응하여 엄청난 핵융합 에너지가 발생한다. 이를 응용한 것이 바로 수소폭탄이다.
원자폭탄이나 원자력 발전소가 우라늄 원자를 인공적으로 분열시킬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어서 핵분열 에너지라고 하는 것에 대비하여, 태양에너지나 수소폭탄은 핵융합 에너지라고 부른다.
핵융합 반응을 얻기 위해서는 상상할 수 없는 고온과 고압이 필요하다. 보통 물질은 상온에서 기체나 액체 또는 고체의 형태로 존재하지만 핵융합 반응이 지속되고 있는 태양 내부는 수억도가 넘는 고온이기 때문에 물질을 이루는 원자핵과 전자 사이에 존재하던 결합력이 소실됨으로 말미암아 원자핵과 전자는 분리되어 따로 놀고 있다. 이와 같이 양전하를 띠는 원자핵과 음전하를 띠는 전자가 기체와 같은 상태에서 따로 존재하는 물질을 플라즈마라고 하며 제4의 물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플라즈마는 일반 물질과는 판이한 여러 가지의 물리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플라즈마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를 보관할 수 있는 그릇(이를 토카막이라 한다)을 만들어야 하고 다루기 어려운 플라즈마를 제어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기술을 개발하여야 한다. 수년 전 장 박사의 연구실에 갔더니 장 박사는 자석 위에 금속 팽이를 부상시켜 돌리는 장난(?)을 하고 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는 장난이 아니라 자기장 내에서 전하의 움직임을 통제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기초 연구였던 것이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플라즈마란 원자가 양전하와 음전하로 분리되어 혼재하는 물질인데 자기장 내에서 이러한 전하를 통제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한다면 우리는 플라즈마, 나아가서 핵융합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길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되는 것이다.
장 박사가 이와 같이 21세기에 살고 있는 인류의 최대 과업 중의 하나인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하여 미국 에너지부가 발주한 연구계획의 최고 책임자 임무를 맡게 되었다니, 이는 바로 예천의 자랑이자 대한민국의 자부심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김시영 변호사, 예천읍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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