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보장성 더욱 확대해야
건강보험 보장성 더욱 확대해야
  • 예천신문
  • 승인 2005.10.0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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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들은 현 건강보험제도에 대하여 급여범위와 혜택이 낮다고 생각하면서도 81% 이상은 건강보험이 `국민건강 향상에 필요한 제도'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이를 볼 때 최근 정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은 늦은 감은 있지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결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
우리 주위에서는 소아 백혈병, 암 등 중증 질환으로 치료받게 되면 비급여 항목이 많음에 따라 환자 본인부담금이 많아 가계가 파탄나거나 아예 치료를 포기하기도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일들은 다름 아닌 건강보험의 낮은 보장성 때문이다. 주요 선진국의 실질 보장성 수준이 80%를 상회하는데 반해, 우리나라 건간보험의 보장성은 61%대의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암 같은 중증질환자의 보장률은 이들 선진국 평균보다 더욱 낮아 절반에도 못미친다(47%).
따라서 중증질환자의 높은 진료비 부담은 빈곤으로 전락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내용은 진료비 부담이 큰 중증질환을 선정하여 재정을 집중 투입해 환자들의 부담을 크게 줄여 나갈 계획으로, 2008년까지 4단계에 걸쳐 암 등 10개 중증질환군의 환자부담 치료비를 단계적으로 경감해 주겠다고 한다. 먼저 9월부터 모든 암환자, 가슴을 절개하는 개심수술을 받는 중증 심장환자, 머리뼈를 열고 하는 개두수술을 받는 뇌혈관질환자 등 3개 중증질환에 대한 본인부담율을 20%에서 10%로 절반으로 줄이고, 내년 1월부터 초음파, 양성자방출 단층촬영장치(PET) 등 고가의 비급여부분과 입원환자의 식사비용(특히, 암 등 중증질환자들의 밥값의 10%만 부담)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입원환자의 병실료 지원기준을 3∼4인용 상급병실까지 확대하기로 하는 등 2008년까지 3조 5천억을 투입하여 보장성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것으로 되어 있다.
금년 1월부터 자기공명영상장치(MRI)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비롯, 자연분만 때 본인부담금 면제 등 환자부담을 절감하기 위한 제도가 이미 시행되고 있는 것과 더불어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이전에 본인이 전부 부담해야 했던 항목중 4백83개 항목에 대해 단계적으로 건강보험에서 지원하기로 하였다. 예를 들어 암환자의 방사선 치료를 위한 `체내방사선량측정검사' 경우 이전에는 환자가 약 14만원을 부담했는데 앞으로는 약 3만원만 내면 되고, 난치성 통증치료를 위한 `척수 신경자극기설치술'의 경우 약 1천3백60만원에서 약 2백70만원으로 줄어드는 등 중증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부담이 크게 낮아진다고 한다.
이와 같은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는 현재의 `낮은 부담-낮은 급여'에서 `적정부담-적정급여'로의 재원확충이 선결되어야 하는데, 그 방법으로 건강보험료를 3년간 연평균 4.1% 인상이 필요하다고 예상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지역가입자에 대한 국고지원방식이 고소득층에도 무차별 지원된다는 전제 아래 2007년부터 지원방식을 변경하여 국고지원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일시적으로 보험재정이 안정되었다고 하여 국고지원을 줄이려는 의도라면 또다시 2001년과 같은 재정위기에 직면할 수 있으며, 어렵게 시작한 보장성 강화 정책은 점점 어려워 질 수 밖에 없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지역가입자에 대한 국고지원은 반드시 보험급여비의 50%가 되도록 2006년말 이전에 지원근거를 마련하여야 한다.
아울러 보장성 강화에 따른 수혜는 가입자에게 돌아가므로 국민 가계경제에 적정한 보험료 인상과 합리적 진료수가 조정 등으로 절감된 비용을 보장성 강화에 활용해야 한다.
지금은 국고지원 축소보다는 오히려 국고지원을 확대하고 공보험인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해 의료시장 개방과 민간보험도입 등 급변하는 의료환경변화에 대응하여 국민들의 사회안전망인 건강보험의 체질을 튼튼하게 하여 우리 국민 누구나 질병에 걸렸을 경우, 특히 중증질환의 경우에는 완전보장에 가까운 공보험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보험급여를 꾸준히 확대해 나가야 할 때라 생각한다.

<박인종, 국민건강보험공단 예천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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