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와 협조 구하는 노력이 필요
이해와 협조 구하는 노력이 필요
  • 예천신문
  • 승인 2005.10.1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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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이 바쁜 농사철에 농사 안짓고 계속 할수 있니껴.”
“안 되는 줄 알지만 먹고 살기 바쁜데 어에니껴.”
농사일이 주업인데 마을에 장례식장이 들어온다고 데모하러 가자고 하니 순진한 농촌 사람들이 어찌 하겠는가.
그나마 몇번 모여서 궁리하다가 관에서 하는 일이니 방법이 없다는 것과 천직인 농사가 중요하지 흔히 말하는 요즘 유행어처럼 `그 까잇거∼∼'하고 마을발전기금에 그냥 합의를 하였지만 마음은 관에 대한 불신과 애써 외면하려 하는 모습에서 서글픈 현실을 본다.
많지 않은 인구에 연간 2천여명이 줄어든다는 나의 고향을 멀리서 바라보는 마음은 늘 우울하다.
벌써부터 여러 곳에서 추가로 장례식장이 생긴다고 말들이 많다. 사람이 태어나면 당연히 죽는 것을 부정할 수 없고 그 과정에서 필요조건인 장례에 대한 우리네 풍습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필요한 부분이라고 자위도 해본다.
규정에 맞으니까 신청서류에 하자가 없으니까 무조건 허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한명이라도 불편함으로 인하여 민원을 제기한다면 허가관청은 다시 한번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아직도 생계에 지장을 초래하면서도 아무말 하지 못하고 그냥 자신의 힘 없음을 자책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는 반드시 구제되어야 할 것이며 이해와 협조의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내가 사는 울산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어서 소개를 할까 한다.
울산북구의 화장장 설치를 구청에서 일방적으로 시설하려 한 적이 있다. 그것도 상당한 인센티브와 주민의 고용창출 등 구의 제정에 몇 백억원 이상의 효과와 함께.
구청과 가장 인접한 마을에서 무려 2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지만 주민들은 화장장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고 본인은 대책위를 만들어 구청과 화장장에 대한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서로가 굽힐 뜻이 없기에 막다른 길로 들어섰지만 민선시대에 구청의 사정과 주민들의 반대여론을 서로 존중하여 주민투표라는 새로운 형식의 합의점을 찾아서 원만히 합의를 한적이 있다.
결국 주민투표에서 화장장을 유치하지 않기로 하여 구청은 나름대로의 명분을 만들었고 주민들은 원하지 않는 화장장을 막을 수 있어서 구청과 주민모두가 원-윈(win-win)하는 결과로 모든 문제를 마무리 하였다.
필요한 시설이라면 지어야 한다. 그러나 한사람이라도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다면 아무리 규정과 절차, 모든 조건이 완벽하다고 하더라도 허가관청에서는 다시 한번 생각하고 고민하여 한사람의 주민이라도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두세군데 정도에서 장례식장 설치가 가시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 또다시 주민들의 반대와 관에서의 절차상 하자가 없음으로 인한 밀어부치기식은 더 이상은 안 된다. 오손도손 할 것도 같은데 왠지 모르게 여러 갈래로 나누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고을의 수장이 해야 할 일이 뭔가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민주라는 이름아래 자행되는 다수의 폭력은 결코 정당화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민선자치시대에 주민을 귀하게 여기지 않으면 그 결과는 뻔한 것이다. 님비 현상으로만 치부 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주민들을 위한 주민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현실정치가 무엇보다도 필요하지 않을까? 주민들이 없는데 주민들이 관에 등을 돌리고 있는데 공무원이 왜 필요 하겠는가. 주민들이 있고 그 다음에 관이며 고을수장이 있는 것이다. 길에서 만나면 친구동생이고 동네형님이고 누구집 밥 숟가락이 몇 개인지도 다 알 수 있는 좁은 지역에서 니생각 내생각을 가지고 논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생각을 충분히 수렴한 후 주민투표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읍민들의생각을 모으는 기대를 한다면 너무 어려운 주문인가?
다시 한번 민선자치시대라는 원래의 취지에 맞추어 주민들의 생각을 모으는 노력과 지혜를 고을수장에게 기대해본다.

<이인화 울산 현대자동차 예천향우회 대외협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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