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을 보내며'
'2005년을 보내며'
  • 예천신문
  • 승인 2005.12.1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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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벽에 걸린 달력을 본다. 12월이 되면 언제나 지나온 한해를 돌아보게 되지만 그래도 2005년 한해는 내겐 참으로 잊을 수 없는 뜻깊은 한해인 것 같다.
 35년의 교직생활을 마무리하고, 글모음 2집을 출간하고, 10개국이 넘는 나라를 여행하고,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그리고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에 대한 사랑의 빚을 조금이라도 갚았다는 것이 내겐 너무나 큰 기쁨이다.
 그래서 아침마다 떠오르는 태양도 이렇게 찬란하고 아름답게 보이나 보다.

 그러나 충격적인 단양 배추사건도 있었다.
 친구랑 드라이브 갔다가 추수가 끝난 것 같은 배추밭에서 버려진 배추가 아깝다고 생각하여 몇 포기 가져온 것이 신고되어 생전 처음 곤욕을 치르고 있을 때 소식을 접하고 친절하게 도와 해결해 주신, 그래서 늘 무섭다고만 여겼던 경찰 이미지를 완전히 바꾸어놓은 오창근 예천경찰서장님과 10여년이 넘도록 온갖 정성을 기울였던 모교 예천여고에 서울대학교 정운찬 총장님이 오셔서 서울대학교 총장과 고등학생간의 대화시간을 가지고 전국에서 몇 안되는 우수학교에 선정되어 16억원의 지원금을 받고, 2006년 3월부터 자율학교로 지정되는 영광을 안겨주신 모교 이제길 교장선생님의 뛰어난 능력과 노고에 머리숙여 감사드리고 싶다.

 나는 그 옛날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교육이 살아야 예천이 산다고 생각한다.
 경도대학도 남녀 고등학교도 다 명문이 되어야 한다. 그것은 모든 군민이 학교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런데 나는 요즘 가끔 하나님이 예천과 함께 하시나보다 하고 생각할 때가 있다.
 서민의 아픔을 함께 하는 훌륭한 서장님과 유능하고 사명감있는 교장선생님을 여고에 보내신 걸 보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자기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은 언제 누가 보아도 그 무엇보다 아름답다.
그 분들이 예천에 오신지 얼마되지는 않았지만 예천에 큰 공적을 남겼고 사랑을 심어주신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2005년을 보내면서 나는 그 분들과 함께 예천에 산다는 게 정말 행복하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힘들게 일하시는 두 분께 아낌없는 박수와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래서 그분들의 향기를 언제까지나 맡고 싶다.

 평생을 예천에서 살았다고 다 진정한 예천인일까?
 내 무능함으로 예천에 살면서도 우리 고장을 욕되게 하고 이웃에게 말이나 행동으로 작은 상처라도 주지 않았는지 돌아보게 된다.
 예부터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라고 했다. 어느 시대나 권력의 주변엔 시녀와 추종자가 있기 마련인데 그들의 횡포가 어느 정도이냐에 따라 민심은 정해진다.
 이제 편가르기, 미워하기는 2005년으로 끝내고 2006년부터는 새로운 마음으로 서로 아끼고 사랑했으면 좋겠다. 인구가 점점 심각하게 줄어가는데 이제부터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그래서 우리 예천에도 활기가 넘치고 많은 사람들이 예천을 그리워하며 돌아올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거리에는 사람들로 넘치고, 상가는 북적거리고, 지나가는 사람 모두가 행복한 미소를 짓는 살기 좋은 예천을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하니까.

<이명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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